내가 회사측대표의 일원이 된 것은 막 인사부장이 됐을 때다.
그전까지는 간사로 참가했다.
당시 공장을 서울에서 충북 음성으로 이전할 때라 노사협상이 어려웠다.
겨우 공장이전에 따른 노사협상이 끝나 돌아서서 좀 쉬나 할 때
임협이 다가왔다.
당시 회사측 대표는 오너(부사장)였다.
나는 늘 협상의 들러리였다.
해마다 노조는 회사가 안 들어 줄 것이 뻔하니
아예 높은 인상안(15%~16%)을 가지고 나오고
회사는 이에 맞춰서 2%, 3% 등을 가지고 나와서 마주섰다.
10여 차례 밀당을 해야 결말이 나왔다.
항상 최소 차수를 채워야 하는 노조측 사정도 있다.
안 그러면 노조집행부가 조합원들에게 불신임 받을 수도 있다.
양측 인원 총 15-16명이 10여차례, 약 4개월정도 소요됐다.
실로 엄청난 시간 소비였다.
회사는 매년 그렇게 했고, 다른 회사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거기에 단협까지 겹치면 그 손실은 엄청났다.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아까웠다.
[실무교섭]이란 새로운 통로를 만들었다.
높은 양반들을 다 빼고 노조위원장과 부위원장, 총무부장,
그리고 HR부장과 노무부장이 그 멤버였다.
실무교섭이 있는 날 공장에 내려가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이게 회사가 줄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고 말하면서 패를 깠다.
그리고 이것 이상 받아내려면 또 10여 차례 만나야 하고
그땐 나는 이 회사에 다니지도 않을 것이라는 말도 함께 직구를 날렸다.
직전에 공장이전이라는 큰 문제로 협상이 힘들었었다.
노조위원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상집을 집합시켰다.
상집들이 다 모여들었다.
구체적으로 회사 마지노선을 설명한 후 노조사무실을 나와 기다렸다.
위원장이 30분후 나를 불렀다.
“한 직급을 조금 더 해주면 싸인 하겠다”고 했다.
그 제안이 예산 범위 내에 있었다.
“좋다, 대신 조건이 있다. 오늘 싸인을 하자”라고
위원장에게 제시했고 본인도 OK했다.
서울에 있던 오너(부사장)에게 빨리 임협 싸인하자고 연락을 했다.
높은 양반들이 서울에서 내려오시면서 반신반의했다.
그날 임협은 타결됐다.
비로소 그날 내가 노사협상에서 사측 진짜대표가 됐다.
오랫동안 노조협상의 사용자측 ‘진짜대표’역을 해오고 있다.
진짜대표란 파트너인 노조측에서 인정해줘야 생기는 단어다.
만약 노조측에서 인정해주지 않으면 진짜대표가 아니라 ‘종이대표’에 불과하다.
종이대표는 위임장을 들고 협상장에 있지만 진짜대표는 못된다.
협상이 차수(미팅회수)가 채워지면 노조측에서
“너 빠지고 진짜대표 나와” 란 말을 듣게 된다.
이 말을 듣지 않고 진짜 사용자측 대표가 되려면
일단 세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하나는 최고의사결정권자와 사전협의를 하여
상한선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고,
둘째는 고유의 경영권,인사권 등에 대한 부분은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점,
세째는 노조측에서 “너 빠지고 진짜대표 나와” 해서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나와도 바로 직전 협의차수의
협상내용이 한 가지라도 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노사협상 자리에 나와
한 가지라도 추가하거나 당초 사측에서 만든 상한선을
넘어서는 제안을 하는 순간,
위임받은 대표는 종이대표로 명명되고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매 노사협상(임협·단협·노사협의회의 등)에
출석해야 하는 진짜대표가 되는 순간이다.
HR이 사전에 최고의사결정권자에게 꼭 인지시켜야 하는 항목이다.
CHRO가 진짜 사측대표가 돼야 한다
불교에서는 재물 없이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곱 가지 보시를 무재칠시(無財七施)라고 한다.
여기에 하나를 보탠다.
CHRO는 높은 분들에게 시시(時施)해야 한다.
나는 진짜대표인가? 종이대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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