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잠정 중단되면서, 의료계에서 전공의·의대생 주체 협의체 구성에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의협과 의협 대의원회 역시 이에 대한 지원 의사를 표명해 실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지난 26일 대토론회를 기점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 계속되는 전공의·의대생 불참과 의대 교수들의 불참 의사, 시도의사회·의협 감사단 해산 권고 등으로 동력이 떨어지면서다.
특히 올특위를 비판해왔던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잠정 중단 선언 이후에도 해산을 요구하면서, 이를 전공의·의대생 협의체 구성 의사로 보는 시각이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20일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올특위를 유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올특위 존속을 고집하며 일단 들어오라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정부와 비슷한 행태라는 지적이다. 또 지난 26일 본인의 SNS를 통해 의협 집행부의 불통과 올특위를 유지하려는 저의를 지적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지난 27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정관 개정 특별위원회 및 개혁 TF에 참석해 ▲의협 회장 선거권 확보를 위한 의대생 준회원 자격 부여 ▲대의원회 전공의 의석 확대 ▲전공의 회비 감면 등을 요구했다.
두문불출했던 박 위원장이 의협 대의원회에 참여해 소통하기 시작하면서, 의료계에서 전공의·의대생 협의체 구성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의협 집행부 역시 전공의·의대생 협의체 구성되고 이들의 요청이 있다면 행정·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올특위 잠정 중단은 의견을 모으는 창구를 남겨둔다는 형식적인 의미로 새 협의체가 나온다면 얼마든 해산하겠다는 것.
이와 관련 의협 채동영 부대변인은 "의협이 대표성 여부를 떠나 현 사태에서 전공의와 의대생, 의대 교수와 개원의의 의견을 모을 곳이 필요하다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라며 "그런 형태의 협의체가 꾸려진다면 올특위를 굳이 지금처럼 둘 필요는 없다. 올특위 잠정 중단은 그전까지 의견을 모을 공간으로 형식상 남겨 놓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 대신 의협 집행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간호법·면허취소법 등 입법으로 풀어야 하는 현안에 대한 정책적 제안을 연구·개발해 국회를 설득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별도 TF를 구성하는 등 기존엔 자율로 맡겨왔던 전공의 일자리 매칭을 보다 강화하고, 유급 의대생에게 법률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 대의원회도 이 같은 집행부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의견을 나누다 보면 새로운 방향성이 제시될 수 있다는 기대다. 대의원회 전공의 의석 확대와 관련해선 정권 개정이 필요하고 여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우선 시도의사회를 중심으로 기존 정원을 제공하는 방식이 유효하다고 봤다.
이와 관련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은 "의협 집행부가 전공의들과 협조하며 옆에서 지원하는 게 제대로 된 방향이라고 본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올바른 변화고 계속해서 집행부를 주시하고 제대로 가기를 바라고 있다"며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서 의견을 일치시켜 가고 전공의들이 바라는 것을 바로바로 지원한다면 길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이어 "다만 대의원회 정원은 의결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당장 내년 총회서 정관을 바꾼다고 해도 새 대의원이 들어오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2년 후고 보건복지부 승낙도 있어야 한다"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과 장기적인 방안을 구분해서 가져갈 필요가 있다. 계속해서 소통하며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하며 대의원회도 이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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