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학계 학술대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춘계 학술대회에서 전공의 세션을 축소하거나 무료 등록을 추진했던 학회들은 다가오는 추계 학술대회에서 전공의 등록 관련 정책 설정을 고심하고 있지만 일부 학회는 등록이 쇄도해 온도차가 나타난 것.
초음파와 같은 술기 위주의 학회의 경우엔 오히려 등록자가 몰려 사직 전공의의 개원 시장 진입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13일 의학계에 따르면 다가오는 추계 학술대회 시즌을 두고 학회마다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앞서 의대 증원에 반발, 2월부터 전공의의 집단 사직 및 근무 중단이 본격화되면서 각종 학술단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연수강좌의 경우 축소되거나 취소되는 사태가 일어났고, 전공의의 등록 미달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학회는 전공의에 한해 무료 등록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문제는 전공의 집단 사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하반기 학술대회 시즌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것. 특히 필수의료 계통의 학술대회는 전공의 '등록 가뭄'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학회 관계자는 "전공의 무료 등록 정책을 시행할 당시만 해도 고통의 분담 차원이었고, 사태가 이렇게 장기화될 것이란 예측도 하지 못했다"며 "전공의의 비중이 높은 학회라면 하반기에 어떤 등록 정책을 펼쳐야 할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를 무료 등록시켜도 도시락 등 각종 비용을 학회가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며 "정책을 유지한다고 해도 전공 포기를 감수한 이들이 학술대회장에 나타날지도 불분명하다"고 우려했다.
해당 학회는 전공의 관련 무료 등록과 관련 강좌를 유지하지만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반면 술기 위주의 학회들은 유료 등록 정책에도 수 백명에 몰릴 정도로 인원이 쇄도하고 있다.
대한임상초음파학회 관계자는 "지난 11일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며 "걱정과 달리 전공의들이 150명 이상 등록해 예년 수준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기관의 규모를 불문하고 개원가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초음파는 다양하게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이를 습득하기 위한 열기가 뜨겁다"며 "초음파 핸즈온 코스를 여러 방에서 동시에 진행할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복부초음파나 갑상선 질환의 초음파 진단과 같이 환자군이 풍부한 쪽에 사람들이 더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사직이 그대로 처리될 경우 전공의들은 개원 시장으로 나갈 수 밖에 없어 학술대회 현장에서는 이들의 절박함마저 느껴질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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