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임시대의원총회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현 집행부에 대한 내부 비판이 계속되면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의협 집행부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2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결성이 무산되면서 집행부 체제가 유지됐지만, 그 이면엔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는 내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임총 결과는 집행부 재신임이라기보다, 현 사태의 책임에 대한 집행부 책임을 확실히 하기 위함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집행부에 대한 반발은 임총 당일에도 관측됐다.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협 임현택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향후에도 집행부와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 역시 임총 이후 백브리핑에서 비대위 반대가 집행부 반대가 아니라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비대위 구성으로 공이 넘어간다면 넘어가면서 자칫 집행부가 면책될 수 있고, 비대위와 집행부가 공존하면서 권한 위임 등으로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의협 한 대의원은 "비대위 부결을 집행부 재신임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전인수다. 이 같은 표심엔 집행부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고 봐야 한다"며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의협 집행부는 현 투쟁 상황에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 것인지 답을 내놔야 한다. 이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집행부는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단식 투쟁에 대한 진정성 논란도 일고 있다. 결국 이를 통해 막은 것이 비대위 결성밖에 없다면 그 저의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의협 조병욱 대의원은 "지금까지의 투쟁에서 의협 집행부가 바꾼 것은 하나도 없다. 단식 투쟁 역시 정치권이나 정부의 태도를 조금도 바꾸지 못했다"며 "간호법 통과에 대한 대회원 사과도 단식 마지막 날에야 이뤄졌는데 이 역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간호법이 통과됐는데 회장이 단식하는 동안 회원은 무엇을 해야 하느냐"며 "결국 단식 투쟁을 통해 막은 것은 비대위 결성밖에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병욱 대의원이 조현근 대의원과 진행 중인 '대한의사협회 제 42대 회장 임현택 불신임 청원의 건' 설문조사가 오는 27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여기에 선거권을 가진 회원 4분의 1의 동의가 모이면 불신임안을 발의할 수 있다.
현 의협 집행부는 회장 선거서 60% 이상의 지지율로 당선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현재 회원 지지율이 어떻게 변화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행부에 분위기 반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간호법 등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가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
다만 의협 집행부는 향후 투쟁 전략에 큰 변화를 주기보단 응급의료 붕괴 등 당면한 현안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마련될 때마다 이를 발표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의협 채동영 대변인은 "최대한 빨리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고 있다. 이제 응급의료 붕괴 등 정부 정책으로 인한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는 상황"이라며 "향후 투쟁 전략에 큰 변화가 있다기보다 이런 문제들을 포함해 의협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때마다 관련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라며 "우선은 추석 명절에 있을 문제에 대비해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며 달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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