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약 치료제 시장에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새로운 약의 출시가 임상 현장의 관심을 받았다면 위고비는 사회적으로 폭 넓은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처럼 비만약 치료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워지는 만큼 위고비 뿐만 아니라 해당 시장에서의 기존 품목까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최근 내한한 앨버타대학교 아랴 M. 샤르마 교수와 만나 위고비 이후 변화 될 비만 치료제 시장과 기존 약물의 활용 등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아랴 교수는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위고비'를 포함한 GLP-1 약물 등장에 따른 비만 치료제 시장의 변화를 예상했다.
아랴 교수는 "GLP-1 RA 제품이 도입된 후 먼저 달라지는 것은 비만 적응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훨씬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는 위고비 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들 역시 활발한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이에 대한 관심 역시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같은 관심 증가에도 GLP-1 RA 제품들의 경우 주사와 비용이라는 두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GLP-1 RA 품목에 대해 많은 기대감이 있지만, 사람들이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주저하게 된다"며 "또 비용을 살펴보면 결국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고, 다른 약을 찾기 시작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 대안으로 기존의 품목은 물론 이를 활용한 약물 간의 병용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랴 교수는 "예를 들어보면, 유럽의 경우 위고비는 매우 비싼 만큼 이를 소량으로 하고 콘트라브 등 현재 사용 중인 약제를 추가하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라며 "이는 더 저렴하고 쉬운 대안인 동시에 서로 다른 작용 기전으로 인해 상호 보완적인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도 서로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 약물의 저용량 병용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얻고 있는 만큼,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도 이런 변화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사용되는 비만치료제 중 향정(자극성 약물) 비향정(비자극성 약물)의 경우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이 다르다는 점은 지적했다.
아랴 교수는 "한달 전쯤 유럽 비만 연구 협회(European Association for Study of Obesity)에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발표됐으나, 여기서는 약물 치료에 대해 깊이 다루지 않고 있는데 각 나라마다 규제와 치료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유럽의 경우 펜터민이 포함된 복합제 등은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약물의 경우 단기간만 사용해야 하고, 잘 알려진 심혈관계 부작용 등이 있다"며 "반면 비자극성 약물의 경우 의존성이 없고, 심혈관 부작용이 거의 없어 장기 사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그는 기본적으로 Acosta가 제안한 네 가지 주요 페노타입을 소개하며 이런 페노타입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 처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페노타입의 경우 △포만감 페노타입(satiation phenotype), △식욕 지속 페노타입(satiety phenotype), △감정적 페노타입(emotional phenotype), △저에너지 소비 페노타입(low energy expenditure)이 존재한다.
아랴 교수는 "임상 시험에서는 이러한 페노타입을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이를 구별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Acosta가 제안한 연구에 따르면 페노타입 기반 약물 요법이 더 큰 체중 감량을 달성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진료실에서 이들을 구분하기는 어려운 만큼 병합 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며 "현재 콘트라브와 GLP-1 RA의 경우 환자 반응에 따라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콘트라브와 펜터민과의 병용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GLP-1 RA와 콘트라브의 경우 식욕 억제와 배고픔 억제라는 일부 중복되는 부분이 있지만 작용 기전은 매우 다르다"며 "이는 체내에는 항상성(Homeostasis) 시스템과 쾌락적(Hedonic) 시스템이 있는데 GLP-1 RA는 주로 항상성 시스템에서 작용하고, 콘트라브는 둘 다에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부프로피온(Bupropion)은 항우울제이라는 점에서 쾌락적 시스템에서 매우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것.
그는 "중요한 것은 배고픔과 갈망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으로 배고픔은 항상성 시스템에서 갈망은 쾌락적 시스템, 보상 시스템에서 조절된다"며 "즉 감정적으로 과식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먹는 사람들, 우울증이나 기분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콘트라브가 훨씬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각기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 콘트라브와 GLP-1 RA 약물의 병용 요법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상호 보완적인 작용을 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그는 임상 현장에서의 콘트라브 활용과 관련해 더 유연한 사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했다.
아랴 교수는 "콘트라브의 임상 연구들은 모두 최대 용량을 기반으로 진행됐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때는 매우 유연하게 적용한다"며 "모든 약물에 대해 마찬가지지만, 저용량으로 시작하고 내약성을 기반으로 용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만약 환자가 메스꺼움을 느낀다면, 그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용량을 늘리고, 임상연구에서는 보통 1주 간격으로 용량을 증가시켰지만, 실제로는 메스꺼움이 없을 때 바로 용량을 늘리는 등 환자의 내약성을 기준으로 용량을 조절한다"며 "만약 환자가 하루 두 번 1정씩 복용하고 체중이 잘 감소하고 있다면, 그 상태로 유지할 수 있고 체중 감소가 멈추면 그때 용량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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