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시도 이후 탄핵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정 갈등이 빠르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지 2시간 30여 분 만에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계엄령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이에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로 규정하고, 이를 탄핵 사유로 하는 탄핵소추안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하지 않을 시 즉각 탄핵 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역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중히 탈당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며, 최고위원 다수도 이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서도 이날 오전 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참여연대, 전국민중행동 등 노조·시민단체들은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국회 정문 앞에서 '범국민 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의료계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의정 갈등이 반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사태의 핵심인 2025년 의대 증원과 관련해 철회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이 완고했던 만큼, 정권 퇴진 시 더 유연한 논의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들은 잇따라 입장을 내고 윤석열 정권 퇴진과 함께, 정부 의료 개혁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 최안나 대변인은 본인의 SNS를 통해 "정부가 젊은 의사들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억압하고 그들이 사직할 권리를 무시했을 때 이미, 전 국민의 자유를 억압 인권을 유린하는 불법적 계엄령 선포는 예고된 것이었다"라며 "의사 집단에 가해졌던 국가권력의 무도한 폭력은 5000만 국민 누구에게도 언제든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제 의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달라. 젊은 의사들의 손을 잡아 달라. 카르텔도, 기득권도 아닙니다. 특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연히 누려야 할 정당한 언론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싸움이다. 그 싸움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울대학교 의대 강희경 교수 역시 "의사들은 소위 '의료 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이 같은 일을 10개월째 당하고 있다"며 "근거도, 국민적 합의도 없이 강행하는 '의료 개혁'. 지금 당장 멈추고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한 상황에서 새 출발 해야 한다. 국민의 건강과 어린 학생들, 미래 의료의 주역인 젊은 의사들이 더 이상 다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김택우 회장은 "국민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헌정질서 파괴에 나선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책임자를 밝히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의료계는 파업 의료인을 처단한다는 포고령을 주목한다. 이는 전공의의 사직 사태를 유발한 정부가 이들을 적대함으로써 정권의 잘못을 호도하려는 얄팍한 수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하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사직을 선택한 전공의가 과연 위헌적이며 척결 대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직도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정부가 책임을 전공의에게 전가하는 후안무치를 지속하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의료 농단을 중단하고 진지하게 의료를 정상화하는 데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래의료포럼 주수호 대표는 "울고 싶은데 차마 혼자 울지는 못해서 뺨 때려달라고 애걸복걸한 꼴이다"라며 "오늘부로 레임덕은 데드덕이 됐다. 그럼에도 작금 의료 농단의 유일한 해법은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 중단"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은 '의료농단저지 대통령 출퇴근길 투쟁 126일차 투쟁' 소식을 전하며 "시대착오적 반민주적인 발상으로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만드는 대통령 대국민 쿠데타인 비상계엄, 엉터리 명령, 계엄군 국회 진입 사건은 한국의 부끄러움이었다"며 "대통령도 용산 경찰도 부디 민심을 보고 시대착오적 대국민 탄압과 폭주 기관차를 멈추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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