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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검사 표준 질량분석법…완전 자동화로 게임체인저 등극"

발행날짜: 2026-07-28 05:30:00 업데이트: 2026-07-28 12:10:23

독일 뮌헨대학병원 마이클 보게저 교수, 임상적 효용성 강조
"민감도와 특이도 압도적…치료 약물 모니터링 새 시대 열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질량분석법이 정밀 진단의 골드 스탠다드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운용하는데는 한계가 있었어요. 운용이 어려웠기 때문이죠. 하지만 마침내 자동화 모델이 나오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게임체인저가 등장한 셈이죠."

정밀의료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진단검사의 역할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질환을 진단하는 수준을 넘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사 정확도에 대한 요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저농도 호르몬이나 치료 약물의 혈중 농도처럼 기존 검사법으로 구분이 쉽지 않은 영역이 많아지면서 보다 높은 특이도와 민감도를 갖춘 검사법에 대한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정밀 검사의 '골드 스탠다드'로 평가받아 온 질량분석법(Mass Spectrometry)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정확도는 이미 인정받았지만 복잡한 검사 과정과 숙련인력 의존도로 인해 제한적 환경에 머물렀던 질량분석법이 자동화를 통해 확산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면 자동화는 질량분석법의 임상적 가치를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세계적인 질량분석 전문가로서 자동화 시스템 개발부터 검증을 주도해온 독일 뮌헨대학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마이클 보게저(Michael Vogeser)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높은 정확도에도 실험실 갇혀있던 질량분석 자동화로 날개"

마이클 보게저 교수는 먼저 질량분석법이 주목받는 배경으로 높은 특이도와 민감도를 꼽았다. 이러한 정확도가 가지는 가치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뮌헨대학병원 마이클 보게저 교수는 제한적으로 활용됐던 질량분석이 자동화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분석 대상 화합물에서 발생한 이온을 직접 분석하고 정량하는 원리를 기반으로 기존 분석법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미량 물질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보게저 교수는 "질량분석법은 단일 기술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이지만 분석 대상 화합물의 이온을 직접 분석하고 정량한다는 공통된 원리를 갖고 있다"며 "이를 통해 매우 높은 수준의 특이도와 민감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가장 큰 강점을 발휘하는 분야는 저분자 화합물로 대표적으로 치료적 약물 모니터링, 즉 TDM을 꼽을 수 있다"며 "혈중 약물 농도를 정밀하게 정량화해 환자별 용량을 조절하고 치료를 최적화하는 정밀 투약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처럼 분명한 임상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질량분석법은 오랫동안 일부 대형 검사실과 전문 연구기관에 머물러 있었다.

검사법을 구현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복잡한 데다 장비 운용과 결과 분석을 위해 고도로 숙련된 전문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보게저 교수는 "지난 25년간 질량분석 검사실을 이끌면서 기존 방식으로 당일 결과를 산출하는 것 자체가 매일 도전적인 과제였다"며 "검사 인력 또한 고도로 숙련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매우 높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더욱 주목할 부분은 지난 20년 동안 표준 질량분석법의 실용성 측면에서 사실상 별다른 개선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질량분석은 매우 강력한 기술이지만 이를 실제 검사실에서 활용하는 과정은 여전히 복잡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로슈진단의 완전 자동화 질량 분석 시스템 'cobas pro i 601 analyzer'가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질량분석법의 분석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기존 면역분석 장비처럼 검사실 인력이 쉽게 운용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자동화했기 때문이다.

보게저 교수는 "cobas pro i 601 analyzer은 완전 자동화 시스템으로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 질량분석법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출 필요가 없다"며 "조작 난이도도 현재 검사실에서 고처리량 검사를 수행하는 표준 진단장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는 질량분석 기술 확산의 핵심 장벽으로 꼽혀온 숙련인력 부족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정확한 질량분석 검사를 소수의 전문가만이 아닌 일반 검사실 인력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자동화의 효과는 단순히 장비 운용을 쉽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검사 요청부터 검체 전처리, 분석과 결과 보고까지 이어지는 전체 과정이 자동화되면서 임상병리사의 직접 작업시간과 검사실 전체의 업무 부담도 함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마이클 보게저 교수는 "자동화는 실제 검사업무를 담당하는 임상병리사를 넘어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해 검사실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기술이 안정적으로 작동할수록 검사실 구성원 모두의 업무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신뢰성 높은 자동화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고품질의 검사 결과를 산출하면 검사실 운영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환자 진료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자동화 시스템이 가져온 변화는 검사시간과 직접 작업시간을 통해 뚜렷하게 나타난다.

cobas pro i 601 analyzer을 기존 루틴 LC-MS/MS 방식과 비교한 워크플로우 연구에서 중앙값 기준 검사 소요 시간이 과거 25시간 55분에서 1시간 34분으로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방식은 당일 완료된 검사 비율이 24.7%에 불과했던 반면 cobas pro i 601 analyzer은 모든 검사를 8시간 이내에 끝냈다.

보게저 교수는 "기존 질량분석법은 분석 항목이나 배치 규모에 따라 결과가 나오는 시간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며 "반면 자동화 시스템은 분석 항목과 검체 수에 관계없이 선형적이고 예측 가능한 처리시간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질량분석이나 크로마토그래피 경험이 없는 검사 인력도 단기간의 교육만으로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었다"며 "처리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문인력에 대한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낮췄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능성은 뮌헨대학병원의 파일럿 운영에서도 확인됐다.

첫 검사가 37분 만에 끝났으며 혈장 검체 200건의 미코페놀산 정량 분석은 2시간 37분만에 완료됐다. 특히 랜덤 액세스 방식에서는 시간당 최대 100건까지 검사를 처리할 수 있었다.

마이클 보게저 교수는 "기존에는 시스템의 한계상 검체가 일정량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검사하는 배치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검사 시간이 매우 오래 걸렸다"며 "하지만 cobas pro i 601 analyzer은 배치와 랜덤 액세스(Random Access) 방식을 병행할 수 있어 검사실 상황과 임상적 필요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검사 요청 수신부터 결과 업로드까지 검사실 정보시스템과 완전히 연동되며 자동 시작과 종료, 연속 가동이 가능하다"며 "검사 인력이 장비에 매달리지 않고 다른 업무를 병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실제 현장에서 큰 변화"라고 덧붙였다.

"치료적 약물 모니터링 등 획기적 변화…활용성 무궁무진"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는 어떤 분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보게저 교수가 임상적 가치를 가장 크게 기대하는 분야는 역시 치료적 약물 모니터링(TDM)이다.

마이클 보게저 교수는 질량분석의 가장 큰 임상적 가치로 TDM을 꼽으며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약물 대사와 체내 분포가 급격히 달라지는 중환자들의 경우 항생제의 적정 혈중 농도를 신속하게 확인하는 것이 치료 성패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게저 교수는 "중환자실에서 사용하는 2차 항생제의 적정 농도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중증 환자 치료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라며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를 최적화하기 위해 24시간 언제든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기존 질량분석법으로는 검사실을 주 7일 운영하더라도 하루에 한 개의 배치만 처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수작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검사실의 부담이 컸고 임상적 요구를 충족하기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질량분석법이 가진 높은 특이도를 통해 구조가 유사한 활성 화합물과 비활성 대사체를 구분하고 실제 치료 효과를 내는 성분만 선택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은 과거에는 기대할 수 없었던 혜택이다.

보게저 교수는 "중환자는 건강한 일반인과 비교해 약물의 대사와 체내 분포 등 약동학적 특성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차이를 정확히 파악해 적정 치료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정 치료제의 혈중 농도가 치료 범위를 벗어났다면 질량분석법을 통해 약물 농도를 최적화할 수 있다"며 "모든 약물에 TDM을 일괄 적용할 수는 없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감염 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생제 등에서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많은 치료 약물은 활성 화합물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구조가 유사하지만 치료 효과는 없는 비활성 대사체를 만든다.

기존 검사법이 두 물질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할 경우 실제보다 약물 농도가 높게 측정돼 투여량을 잘못 조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보게저 교수는 "활성 화합물과 비활성 대사체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정량하면 잘못된 임상적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특히 저분자 영역에서는 이러한 편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질량분석법은 높은 특이도를 바탕으로 활성 화합물만을 선택적으로 정량할 수 있다"며 "보다 신뢰성 있는 임상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임상적 효용성"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보게저 교수는 자동화 질량분석법이 이러한 항생제 TDM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정신병약과 항우울제, 뇌전증 치료제, 저분자 항암제와 항응고제, 항진균제 등 정밀한 혈중 농도 관리가 필요한 다양한 약물이 잠재적인 적용 대상이다.

보게저 교수는 "자동화 질량분석은 항생제뿐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하는 항정신병약과 항우울제, 뇌전증 치료제, 저분자 항암제와 최신 항응고제 등 다양한 약물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TDM에만 국한되지 않고 기존 기술로 정확한 분석이 어려웠던 미세 저분자 물질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비타민D 검사와 같은 영역에서 진단 정확도와 검사 품질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검사법을 보다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는 것도 질량분석법이 가진 장점이다.

특정 물질을 검출하기 위한 항체를 별도로 개발해야 하는 면역분석법과 달리 질량분석법은 항체 없이도 분석법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게저 교수는 "질량분석법은 특정 항체를 만들지 않고도 분석법을 설계할 수 있어 기존 검사법보다 개발 과정이 명확하고 용이하다"며 "향후 새로운 분석법을 훨씬 빠른 속도로 개발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드웨어 시스템은 이미 고도로 성숙한 단계에 도달했다"며 "앞으로는 이를 기반으로 검사 포트폴리오와 분석 가능한 화합물의 종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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