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HLB의 담관암 신약 '리픽투(리라푸그라티닙)'가 미국 FDA 허가를 받으면서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2(FGFR2) 변이 담관암 표적치료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이미 페마자이레(페미가티닙)가 선두 주자로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FGFR2에 대한 높은 선택성과 새로운 임상 데이터를 내세우고 있는 리픽투의 경쟁력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 FDA는 최근 리픽투를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FGFR2 유전자 융합 또는 재배열을 가진 절제 불가능 국소진행성·전이성 담관암 성인 환자' 치료제로 승인했다.
리픽투의 권장 용량은 1일 1회 70mg으로, 질병이 진행되거나 독성이 나타날 때까지 연속 투여하는 방식이다.
후발 주자임에도 리픽투는 허가 기준이 된 초기 임상 데이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리픽투의 글로벌 1/2상 'REFOCUS' 연구(116명 대상) 결과, 암세포가 줄어드는 환자 비율을 뜻하는 객관적반응률(ORR)은 46%,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인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11.8개월로 집계됐다.
이는 선발 주자인 페마자이레 2상 FIGHT-202 연구(107명 대상) 데이터인 ORR 36%, mDOR 9.1개월과 비교 시 반응률뿐 아니라, 반응 지속기간에서도 2.7개월 앞선 수치다.
적응증 환자군 역시 이전 치료 이력이 있는 절제 불가능 FGFR2 변이 환자로 상당 부분 겹친다.
페마자이레는 FGFR1·2·3를 억제하는 경구 표적치료제로 2020년 4월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으며 시장을 개척한 약물이다.
수치만으로 리픽투의 우위를 단정하긴 어렵다. 두 약물을 직접 비교(Head-to-Head)한 임상이 아닐뿐더러, 가속승인 상태인 페마자이레 역시 확증 3상(FIGHT-302)을 통해 표준 화학요법(젬시스) 대비 mPFS 8.3개월을 기록하며 ORR을 47%까지 끌어올렸다.
전홍재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교수(암센터장)도 두 약제가 실제 임상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데이터만으로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전 교수는 "리픽투는 페마자이레와 마찬가지로 FGFR2 융합/재배열(fusion/rearrangement) 변이가 있는 담관암 환자에서 사용하는 표적치료제로, 임상적으로 비슷한 치료 영역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번 FDA 허가 임상에서 좋은 반응률과 반응지속기간을 보여 새로운 치료 옵션이 추가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두 약제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어 어느 약제가 더 우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실제 처방 시장에선 약물 고유의 표적 선택성과 이에 따른 이상반응 양상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리픽투는 FGFR2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된 치료제인 반면 페마자이레는 FGFR1·2·3를 모두 억제한다. 이에 페마자이레는 고인산혈증(60%)과 설사(47%) 발생률이 높았다.
반면 리픽투는 FGFR2만 억제함으로써 기존 FGFR 억제제에서 문제됐던 독성을 줄이고자 했다. 임상에서 리픽투는 고인산혈증 발생률(21%), 설사 발생률(22%)을 대폭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고 리픽투가 더 안전하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리픽투는 FGFR2 자체 억제와 관련해 손발톱 독성(89%), 손발바닥 홍반성감각이상증후군(82%), 구내염(80%) 등이 매우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임상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인한 약물 감량과 투여 중단이 빈번했던 만큼,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의료진의 과제다.
HLB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를 통해 올해 4분기 중으로 리픽투의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미국 허가가 곧바로 국내 환자의 치료 접근성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FGFR2 환자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국내에서는 급여 여부가 실제 사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실제로 FGFR2 융합/재배열에 해당하는 담도암 환자 수가 많지 않고, 국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위해서는 급여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며 "아직 급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현실적인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리픽투와 페마자이레 외에도 경쟁 제품이 있다. 다이호온콜로지의 '리트고비(푸티바티닙)'이다. 리트고비는 지난 2022년 FGFR2 융합·재배열을 가진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간내 담관암 환자를 대상으로 FDA 가속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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