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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 못내면 끝" 성과지상주의 내몰린 연구

고신정
발행날짜: 2006-02-07 07:33:18

단기간 한건 요구 당연시...연구자들 '생존' 스트레스

|특별기획|연구환경 대수술 시급하다

최근 황우석 교수의 연구논문 조작사건이 불거지면서 연구자들의 윤리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열악한 연구환경과 단기적 성과 중심의 연구풍토를 지양하지 않는다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는 우려 역시 높다. 국내 의과학자들의 연구 고충을 들어보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잘 나가는 교수도 연구비 없어 허덕
②단기간 연구업적 못 내면 도태
③기부 늘리고, 10년을 내다보자

"황우석 교수 연구환경 부러울 뿐"
지난해말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2004,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 이를 지켜본 대학병원 교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학병원 교수들은 연구윤리를 위반한 것에 대해서는 냉엄하게 단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황 교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체 등이 경쟁하듯 후원을 약속했고, 그 결과 1년 연구비로 수백억원을 주물렀던 사실은 같은 연구자 입장에서 볼 때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고려의대 K교수는 “연구라는 게 다 마찬가지지만 줄기세포 연구처럼 대형연구프로젝트는 사실 돈과의 싸움”이라면서 “황 교수와 같이 막대한 연구비를 조달할 능력과 인지도 없이 자기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연구자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정부나 기업 후원 문화가 특정 스타 연구자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울산의대 Y교수는 “지금까지 정부가 연구비 지원금을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에 쏟아붓다보니 다른 연구자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황 교수의 논문조작사건에 대해 일말의 동정심을 표시하는 의대 교수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척박한 연구 환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순천향대병원 H교수는 “연구비를 지원하는 쪽은 단기간에 한건 올려 줄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연구자는 심적 부담이 크다”면서 “쓸 수 있는 연구비가 많고, 국가적인 기대를 받고 있었던 황우석 교수 입장에서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며 동정론을 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K교수 역시 “연구 성과라는 것이 정해진 시간 안에 딱 떨어지지 않지만 이를 지키지 않으면 연구를 중도 포기해야 하고, 차기 연구비를 지원받기가 힘들어진다”면서 “그러다보니 연구자로서 해서는 안되는 결과 부풀리기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연구 업적 없으면 미래 없다
실제 의대교수 중에는 연구비가 모자라는 것보다 연구 업적을 내지 못하면 다음 연구과제를 수행하지 못할까 걱정된다는 반응이 태반이었다.

연구비가 많든 적든 연구 업적이 없으면 다른 연구비를 신청할 수 없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특히 30~40대 젊은 연구자들은 수백만원의 연구비를 종잣돈으로 삼아 괄목할만한 연구성과를 내야 점차 연구비 수혜액을 늘려갈 수 있어 이에 따른 압박감은 생존게임과 별만 다르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순천향대병원 H 교수는 “연구비를 따기도 힘들고, 얼마 되지도 않는 연구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논문을 내야 한다는 것이 연구자로서 힘든 부분”이라면서 “차라리 병원 진료나 하면서 필요한 논문이나 몇 개 쓰고 말자는 생각도 하곤 한다”고 털어놨다.

장기 국책 연구비를 지원받는 연구자들도 한건 올려야 한다는 부담을 갖기는 마찬가지다.

고대 안암병원 선경(한국인공장기센터 소장) 교수는 2002년말 복지부 보건의료기술 진흥사업 주책임자로 선정돼 인공장기 개발비로 2003년부터 6년간 매년 7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선 교수는 “정부가 기반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10년 이상을 바라보고 정책적 투자를 강화해야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센터를 계속 유지하고, 연구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위기의식을 갖고 뛰고 있다. 그러다보니 센터 소장을 받은 뒤부터 흰머리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연구자의 스트레스는 당연하다는 견해도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사건이 열악한 연구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연구성과에 대한 스트레스는 연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문제”라면서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이런 압박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조작하진 않는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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