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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에게 응급실 진료 맡긴다면 3류 병원"

발행날짜: 2008-06-23 11:55:57

가톨릭 강준기 교수 "의료진이 변화해야 병원이 바뀐다"

"교수들의 마음가짐이 변하지 않는다면 서울성모병원의 개원은 강남성모병원의 평수를 넓히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가톨릭의료원이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서울성모병원의 개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학원장을 지낸 한 교수가 발전을 위해서는 교수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남겨 관심을 끌고 있다.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강준기 명예교수는 최근 '서울성모병원 개원을 앞둔 교수들의 각오'라는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성공적인 개원을 위한 교수들의 변화를 요구했다.

강 교수는 23일 "교수들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결국 최신 장비와 시설을 갖춘 서울성모병원은 큰 평수의 강남성모병원에 불과할 뿐"이라며 "교수들이 변해야 진정한 새병원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강준기 교수는 우선 교수들이 진료에 최선을 다해줄 것과 응급실 진료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다.

응급실은 병원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병원의 얼굴이며 교수는 진료가 최우선적인 임무이며 의무라는 것이다.

강 교수는 "위독한 환자들이 많이 찾아오는 응급실에는 언제나 교수들의 컨설트가 필요하다"며 "인턴에게 응급실 치료를 맡긴다면 바로 3류, 4류 병원으로 떨어지는 것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교수들의 평생 숙명은 바로 환자를 보는 것"이라며 "교육과 연구도 중요하지만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진료에 매진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준기 교수는 환자와 병실에 대한 관습도 바꿔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병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재원일수를 줄이는데 교수들이 앞장 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시니어 교수라고 많은 병실을 할당받아 유지해야 한다는 마음은 이제 버려야 한다"며 "현대 의학은 각종 내시경 수술과 최소침습 수술이 개발돼 회복기간이 매우 단축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현재보다 재원일수를 현저하게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며 "병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병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재원일수를 줄이는데 교수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병원측에서도 교수가 있기에 병원이 굴러간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운영에 있어 나름대로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교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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