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교수 성추행 논란으로 비화된 K대병원 사태를 두고 해당 교수와 전공의간 진술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K교수는 병원 보직자들과 간호사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성추행이 말이 되냐며 반박하고 있는 반면 전공의들은 교수가 진실을 회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사건을 놓고 병원 보직자와 교수들,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의 정황 설명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진실게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명백한 성추행" vs "말도 안되는 얘기"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성추행이 과연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문제는 전공의들이 먼저 제기했다.
K교수가 회식 자리 등지에서 여성 전공의들을 강제로 포옹하거나 키스 등 신체적 접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K교수는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병원 보직자들은 물론, 다른 교수들과 간호사들이 있는 자리에서 과연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겠냐는 것이다.
K교수는 4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가볍게 몸이 스쳤어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불쾌했거나 성추행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며 "하지만 다른 교수들과 간호사들이 있는 자리에서 제자에게 키스를 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그 당시에는 아무런 말도 없다가 요즘 갈등이 생기니 갑자기 성추행범으로 몰아가는 것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전공의들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K교수가 1년여간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해왔다는 것. 더욱이 계속해서 그러한 행동을 지적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전공의들의 진술이다.
그러나 K교수는 이러한 말들도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그런 일들이 계속해서 있었다면 과연 다른 교수들이나 간호사들이 간과하고 넘겼겠냐는 것이다.
주변 인물 진술도 엇갈려···문제의 배경은?
한편 이 사건을 두고 K교수와 전공의들의 주변 인물들의 의견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진실 파악을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의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는 의견들도 많아 문제가 더욱 꼬여만 가는 모습이다.
K대병원 관계자는 "해당 자리에 있었으며 1년전부터 사건을 계속해서 지켜봐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약간의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성추행으로 몰아갈만한 상황은 아니지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K교수와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회식을 하며 이를 푸는 과정에서 화해의 제스처로 접촉이 있었을 뿐"이라며 "K교수와 전공의 모두 주관적인 판단이 작용하겠지만 제3자가 보기에는 자연스러운 접촉이라고 봐도 무방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K교수가 성추행을 했다는 정황증거들을 가지고 있으며 목격자의 증언도 있었다는 것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전공의들로부터 자세한 상황설명을 들었고 이를 뒷받침할 많은 정황증거들을 발견했다"며 "성추행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교수와 전공의간에 상당한 마찰이 있었다는 부분은 공통된 의견이다. 당직 등 근무환경을 둘러싸고 2-3년차 전공의들과 교수간 의견 대립이 심각했다는 것.
이에 따라 K교수는 이러한 마찰이 지속되자 제자들이 자신을 몰아내기 위해 함정을 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교수가 호도하고 있다는 받아치고 있는 상황이다.
K교수는 "1-2년차 전공의들이 당직을 도맡아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3-4년차 전공의들 모두가 당직의 의무를 갖도록 제도를 개혁했다"며 "이 과정에서 4년차 전공의들과 극한 마찰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부 4년차 전공의들이 이러한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으며 한 전공의는 파견근무를 자청해 병원에서 나가는 등 갈등이 있었다"며 "갈등이 깊어지자 이런 식으로 나를 몰아내려는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전협 등 전공의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갈등이 있었으며 이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추행과 이번 사건은 무관한 부분으로 진실을 호도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전협 관계자는 "마찰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갈등이 깊었던 것도 파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정황은 성추행과는 무관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봉합되지 않는 갈등···결국 법정에서 판가름 날 듯
이렇듯 K교수와 전공의들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건은 당분간 갈등양상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K교수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법적 공방을 각오하겠다는 입장이며 전공의들도 고소를 통해 교수의 책임을 묻겠다는 각오이기 때문.
특히 K교수의 경우 인사의위의 결정과는 별개로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법정분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K교수는 "진실여부도 파악되지 않고 인사위에서 심의중인 사항을 언론에 퍼트려 나는 한순간에 파렴치한이 됐다"며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아버지로 남지 않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협 변형규 회장도 "형사처벌을 통해 전공의 폭력에 대한 경종을 울릴 계획"이라며 "아주대병원사태처럼 지지부진하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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