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도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기사가 설 연휴 마지막을 장식했다.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약속이나 한 듯 일률적으로 보도함에 따라 졸지에 네티즌들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인터넷 포털싸이트 주요기사로 등록되기까지 했다.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따르면, 2003년 중 소득 상위 10% 의사들의 1인당 연간 진료비 수입은 4억5801만원인데 하위 10% 의사의 연 평균수입은 6048만원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어떤 기사에도 하위 10%의 연평균 수입이 순수익이 아니라는 사실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네티즌의 반응은 예상대로 였다. "하위 10% 의사의 연봉이 6천만원대라...역시 의사"라는 반응과 "6천만원이 빈익빈이면 내 연봉1천5백은 무엇이냐"는 등의 반응들이다.
개인의원을 운영하는 의사는 엄밀히 따져말해 개인 사업자다. 건물 임대료부터 시작해서 인건비를 제외해야 실수입이 계산되는 것이다.
아무리 세금을 절약하더라도 6천만원대 연매출로는 개인의원을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른다. 간호조무사 1명(최소)과 임대료, 그외 부가지출(관리비 등)을 합산하면 실제 하위 10% 의사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
조무사 1명의 연평균 임금을 1천5백만원대로 계산하고 임대료도 비슷한 수준으로 계산해도 매출의 반이상은 하위 10%의 소유가 아니라는 계산이 나온다.
거기에다 병원을 차리기 위해 대출까지 받았다면? 매달 이자까지 계산해 오히려 적자가 나지 않으면 다행인 셈이다.
이러한 현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정보는 왜곡돼 있다. 물론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 언론에도 책임이 있겠지만 의협의 신중하지 못함도 지적하고 싶다.
언론홍보팀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또 해당 자료를 발간한 의료정책연구소를 산하에 두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료에 대한 충실한 설명이나 홍보가 없었다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의권투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인식이라고 말로만 부르짖지 말고 해당 부서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전문인력을 키우는 등 투자를 해야 한다.
아무리 자살하는 의사가 많다고 부르짖어도 국민들의 잘못된 시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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