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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신약 출시로 기업들도 활기

치매신약 레켐비가 쏘아올린 공…처방시장·진단기업 '들썩'

발행날짜: 2024-12-12 05:30:00

[바이오리서치]임상 활용 스타트…비급여 불구 기대감↑
치매 진단 기업들 동반 성장…혈액 진단 기술 활용 주목

치매신약 레켐비(레카네맙)가 임상현장에 본격 출시되면서 일선 대학병원에서는 바쁘게 투약, 치료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신경과와 영상의학과 전문 과목 협진과 동시에 모니터링 인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레켐비 활용을 위해 갖춰야 할 사항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치매 신약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정교한 진단이 필요한 만큼 진단 치료제 및 기기 시장도 덩달아 부각되는 모습이다.

대학병원 '레켐비' 활용 기대감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자이는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를 정식으로 국내 출시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제거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다.

아밀로이드 베타 중에서도 독성이 강한 가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protofibrils)와 불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fibrils)에 결합해 뇌 속의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감소시키는 특징을 가졌으며, 원인 물질을 제거하여 알츠하이머병의 질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 및 안전성을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이하 FDA)으로부터 2023년 7월 완전 승인을 받은 최초의 항체 치료제다.

레켐비의 3상 임상인 Clarity AD 연구 결과, 레켐비는 18개월 시점에 위약군 대비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Sum of Boxes)을 0.45점 감소시켜,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27% 지연시키며 질병의 진행 경로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95% CI -0.67, -0.23; P<0.001).

또한 Clarity AD를 완료한 환자 95%가 참여한 공개연장연구(Open-Label Extension study, OLE) 결과에서는 3년 치료 시 CDR-SB 점수가 ADNI(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를 기반으로 추정한 알츠하이머병의 자연 저하 대비 0.95점 감소하면서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에자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 제품사진.

이에 따라 국내 출시 6개월 만에 국내 임상현장에 본격 도입되면서 대학병원 중심 의료기관에서도 분주한 상황.

뇌혈관병변 및 ARIA 발견과 판단을 위한 영상의학과, 신경과 또는 기타 전문의 협진과 동시에 매 2주마다 레카네맙 정맥 주입이 가능한 시설과 약물 이상반응 모니터링 인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의료기관이 갖춰야 할 사항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급여인 치료비도 상당한 걸림돌이다. 임상현장에서는 연간 치료비가 2000~3000만원대가 소요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급여가 적용되지 않은 이상 환자와 가족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현장에서는 레켐비 치료에 대한 문의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A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레켐비 국내 허가 이후 투여를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갖춰야 할 사항들이 많지만 다음 주부터는 투여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치료제를 둘러싼 문의가 많은데 가격 부담으로 투여 받지 못하는 환자도 있다. 향후 의료현장의 활용을 위해선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레켐비 도입에 뜨는 진단시장

국내 임상현장에 도입된 '레켐비'와 FDA 허가를 받은 릴리의 '키순라'까지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이 등장함에 따라 파생된 진단 시장도 덩달아 기대 받고 있다. 이 치료제들은 모두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타깃하는데, 뇌에 아밀로이드가 얼마나 축적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FDA는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확인을 위한 검사로 '뇌척수액(CSF) 검사'와 '아밀로이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검사'만을 승인했다.

우선 대표적인 분야를 꼽는다면 진단 치료제 시장으로 주목 받는 기업을 꼽는다면 '듀켐바이오'다. 듀켐바이오는 2002년 설립된 방사성의약품 전문기업으로, 최대주주는 의약품 유통기업 지오영(54.3%)이다. 뇌질환과 암 진단 및 치료 방사성의약품 개발‧제조‧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특히 2013년 식약처 생산 실적 기준으로 국내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제 시당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레켐비 국내 출시에 따라 듀켐바이오의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 한국아이큐비아 '한국 CNS 시장의 현황과 전망' 리포트)

레켐비가 국내 의료현장에 본격 도입, 치매 치료에 앞서 사전에 조기진단을 해야하는 PET-CT 촬영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듀켐바이오의 치매 진단제 공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듀켐바이오는 치매 진단을 위해 PET-CT 검사를 진행할 때 쓰이는 진단 시약 ‘뉴라체크’와 ‘비자밀’의 국내 판권을 보유했다.

이를 계기로 최근 듀켐바이오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상우 듀켐바이오 대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에 따른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시장 확장이 기대된다"며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을 위한 PET 촬영 수요가 급증했다. 앞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조기 진단을 위해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사용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로슈진단, 뉴로핏 등 국내외 진단기기 업체들도 함께 주목받는 양상.

한국로슈진단은 최근 일렉시스 토탈 타우 뇌척수액 분석 검사를 국내 허가받았다. 허가로 로슈진단은 '일렉시스 β-Amyloid', '일렉시스 Phospho-Tau 뇌척수액' 등 알츠하이머를 진단하기 위한 뇌척수액 검사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됐다.

뇌 질환 영상 AI 기업 뉴로핏은 최근 아리바이오와 차세대 알츠하이머 진단 플랫폼' 개발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이번 개발 협력을 통해 뉴로핏이 보유한 자기공명영상(MRI) 활용 뇌 영상 분석 기술과 아리바이오의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검사를 결합해 새로운 방식의 알츠하이머 진단 플랫폼을 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혈액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시장도 새롭게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준영 서울대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모코그 대표)는 "앞으로의 치매 치료의 목표는 조기 진단하고 이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조기에 예측해서 치료가 들어가는 것인데 뇌 안에 치매 단백질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혈액으로 치매 단백이 흘러나오는 것이 최근 발견됐는데, 이를 통해 혈액으로 치매를 진단하려는 흐름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5년 내에 혈액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것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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