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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원격의료, 사회적 합의 단계적 허용해야"

이창진
발행날짜: 2016-11-01 13:44:34

전문위원실, 신중한 검토 표명…의약단체 "의료체계 왜곡" 우려

국회 수석전문위원실이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법안의 신중한 입장을 피력해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 수석전문위원실은 1일 "원격의료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 대상과 원격의료 형태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토대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는 부분부터 단계적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석전문위원실은 이날 의료법 개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정부 개정안은 의사와 의료인 간에만 허용되고 있는 원격의료 범위를 확대해 제한적 수준에서 의사와 환자 간에도 원격의료를 허용하려는 내용"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위원실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ICT 기술이 일상생활 다양한 측면에 융합되고 있는 환경 속에서 원격의료를 통한 의료서비스 제공은 환자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편이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관련 산업육성 등 부가가치 창출 효과를 고려할 때 제한적 수준에서 원격의료를 의사와 환자 간 허용하는 개정안 취지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전문위원실은 다만,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에 대해 찬반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대면진료 원칙 대전제 하에 원격의료는 대면진료 보완적 행태로만 행할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 생명,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분야 특수성을 고려해 안전성과 유효성에 중점을 두고 예상되는 부작용 등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면서 "원격의료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 대상과 원격의료 형태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토대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는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신질환자 허용 신중-전자처방전 발급 필연"

전문위원실은 정신질환자 허용 조항과 관련, "의사능력 한계로 인해 원격의료를 실시함에 있어 의사 지시를 정확히 따르기 어려울 수 있어 오진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격의료 허용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더불어 원격의료 허용에 따른 전자처방전 발급 우려도 개진했다.

위원실은 "의사와 환자 간 진단 및 처방을 내용으로 하는 원격의료를 실시하는 경우 필연적으로 전자처방전을 발급해야 한다"면서 "원격진단과 처방에 이어 의약품 조제 및 수령이 원활하게 이어져야 환자가 실질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므로 의사가 환자 동의를 얻어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전자처방전을 전송할 수 있음을 법률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는 제19대 국회와 동일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의사협회는 "원격의료 허용 시 일차의료기관 몰락과 지방 중소병원 폐업 가속화 등 의료전달체계 붕괴가 우려된다"면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정성 우려와 원격의료 책임 문제와 관련 환자 책임이나 장비 결함 입증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사들에게 입증책임이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의사협회와 약사회도 "의료영리화와 연계되어 의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켜 국가 보건의료 체계를 왜곡시킬 것"이라면서 "국민 의료비 상승과 진료 오류, 의료사고 책임소재 문제, 자가 치료에 필요한 고가장비 구입, 의약품 구입 불편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간호협회는 의료인과 의료인 간 원격의료를 보완한 방문간호 활성화를, 병원협회는 환자의 의료인 및 의료기관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위원장 인재근)는 1일부터 3일까지 상정 법안 심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원격의료 허용 등 쟁점 법안에 대한 여야와 정부 간 공방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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