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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글루티드 게임체인저 기대감…정책 유연성 필요"

발행날짜: 2022-10-25 05:30:00

대한당뇨병학회 최성희 국제협력이사(분당서울대병원)
"전 세계 임상 데이터 충분…정부도 스마트한 선택 필요"

"세마글루티드의 우수한 혈당 강화효과를 고려했을 때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효과를 국내에서도 보기 위해 전 세계 흐름에 맞춘 스마트한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대표적인 만성질환 중 하나인 2형 당뇨병의 장기적 합병증 예방을 위한 조기 치료가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젊은 2형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면서 스크리닝을 통한 적절한 치료 역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이렇듯 당뇨병 치료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 신규 치료제들이 속속 진입하면서 임상현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도 다양해 지고 있다.

국내 상황으로 눈을 돌려보면 지난 4월 2020년 미국당뇨병학회(ADA)를 뜨겁게 달궜던 세마글루티드 패밀리 치료제가 연달아 허가를 받으면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최성희 이사

대한당뇨병학회 최성희 국제협력이사(분당서울대병원, 이하 이사)는 세마글루티드가 혈당감소와 체중감소 측면에서 향후 당뇨병 치료에 다양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최 이사에 따르면 국내 가이드라인은 인슐린 저항성을 중심으로 하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생활습관 이외에는 메트포르민만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하지만 2차 선택 약제들에 대해서는 다양성이 보장돼 GLP-1 RA 와 SGLT-2 억제제 역할이 커지고 있다.

최근 가이드라인은 경구제가 실패했을 경우 환자에게 사용하는 첫 번째 주사 치료제로 과거 기저 인슐린을 넘어 요즘에는 GLP-1 유사체를 추천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

최 이사는 "많은 가이드라인에서 첫 번째 주사제로 GLP-1 유사체를 선택하는 것은 확실하게 바뀌고 있는 트렌드로 주사제를 기피하는 환자 특성상 치료 횟수를 줄여주는 방법이 제일 좋다"며 "경구용 세마글루티드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이유로 주사제를 기피했던 환자들이 GLP-1을 사용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주 1회 주사제인 오젬픽과 세계 최초의 경구용 GLP-1 RA 리벨서스가 허가를 받은 만큼 실제 처방에 대한 요구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

오젬픽과 리벨서스는 지난 2020년 미국당뇨병학회 학술대회에서 SUSTAIN(오젬픽)과 PIONEER(리벨서스) 임상 시리즈를 통해 기존 치료제들을 모두 꺾으며 도장깨기를 시전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해 주사제를 거부하는 환자들은 복합 요법이나 2차 선택 약제로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존재하고 있는 것.

"세마글루티드 기존 GLP-1 RA 약제와 비교 분명한 효과"

최 이사가 세마글루티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우수한 혈당강화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치료에서 부수적인 부분이 많이 언급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혈당 조절이 안된다면 문제가 된다는 시각이다.

최 이사는 "세마글루티드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여러 가지 중요한 이유는 혈당 강하에도 굉장히 우수하기 때문이다"며 "기존의 같은 GLP-1 제제에 비해서도 주사제거나 경구제이건 간에 굉장히 뛰어난 혈당강하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의료진들이 기대하고 있는 측면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GLP-1에 대한 부작용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던 경우도 세마글루티드는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다는 점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

그는 "기존의 주 1회 주사제인 둘라글루타이드가 가지지 못한 체중 감량 효과와 조금 더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가 확실하게 다른 특징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런 약제들이 국내에 들어와서 다른 약들과 병용 요법을 해봤을 때 많은 기대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세마글루티드의 경우 현재 주사제인 오젬픽과 경구제인 리벨서스가 허가를 받은 상황. 다만 리벨서스는 아직 CVOT(심혈관계 영향 연구)나 MACE(심혈관계 사건) 연구가 진행 중이라는 한계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최 이사는 주사제보다 경구제를 선호하는 국내 환자 성향을 고려했을 때 처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나머지 혈당 강화 효과는 경구제가 좋게 나왔고 경구제가 부작용으로 위장관(GI) 울렁거림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적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심혈관질환 연구가 몇 년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데이터 하나가 없다는 이유로 주사제에 비해 처방이 적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 최 이사는 "경구제와 주사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하늘과 땅 차이라고 느껴질 정도일 것이고, 약간 울렁거리는 부작용이 없다고는 하지만 환자에 맞춰서 잘 처방하고 보험만 뒷받침 된다면 엄청난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보험 장벽 허들 존재…환자혜택 위한 유연성 필요"

하지만 아직까지 세마글루티드 치료제는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해외의 상황을 봤을 때 치료제의 가격은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 이사는 "세마글루티드가 기대를 하고 있지만 보험 급여에 대한 문제가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며 "기전적으로 훌륭한 약들이 들어왔을 때 급여를 받지 못해서 사용을 중단하거나 비급여로 사용하게 된다면 약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고 지적했다.

가령 앞서 빅토자와 같은 좋은 약들이 있었지만 보험 급여에 제한이 있었던 만큼 사용하지 못하고 중단되는 일들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최 이사의 의견.

그는 "리벨서스의 PIONEER 연구 같은 경우 둘라글루타이드와 1:1 비교에서 혈당 강하 효과가 훨씬 더 유리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6가지가 있어도 3가지만 사용할 수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좋은 치료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건보재정의 한계가 있는 만큼 최 이사는 향후 급여진입의 제한이 있다면 무조건 진입을 제한하는 것보다 환자 부담금을 조정하는 절충안도 제시했다.

최 이사는 "건보 재정의 제한으로 보험에서 100% 부담이 어렵다면 비급여가 아닌 50% 환자 부담금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가치가 있다"며 "의료비나 정책적으로만 집중하지 말고 좋은 보험제도로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유연하게 강구할 만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비만과 당뇨병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약제로서 포지셔닝을 하려면 의학적 기전에 따라서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며 "경구용 GLP-1 RA와 같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약들의 경우 전 세계에서 나온 데이터에 맞춰 환자들이 혜택 볼 수 있게끔 하는 스마트한 정부의 정책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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