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두 잔 정도의 적당한 음주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뜻밖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소량의 음주만으로도 뇌 노화 촉진 및 인지기능 저하와 같은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기존 연구를 정면 반박한 결과다.
차의대 구미차병원 가정의학과 전근혜 등 연구진이 진행한 국내 알코올 소비량 변화와 치매 위험도 분석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Network에 6일 게재됐다(doi:10.1001/jamanetworkopen.2023.54771).
알코올 소비가 뇌 기능 및 인지 기능 변화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지만 음주량과 영향의 상관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음주 문화 변화와 같은 알코올 소비의 연쇄적 변화가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조사되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 연구진은 알코올 소비의 포괄적인 변화 패턴과 모든 원인 치매, 알츠하이머병(AD), 혈관성 치매(VaD) 발병률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40세 이상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건강검진은 성인을 대상으로 2018년 12월 31일까지 코호트를 평가하고 2021년 12월에 통계 분석을 수행했다.
알코올 소비 수준은 없음(하루 0g), 약함(하루 15g 미만), 적당(하루 15~29.9g), 과음(하루 30g 이하)으로 분류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알코올 소비 수준의 변화를 바탕으로 참가자를 비음주자, 음주 중단자, 음주 절제자, 음주 지속자로 분류했다.
평균 나이 55세의 393만 3382명을 6.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전체 원인 치매가 10만 282명, AD 982명, VaD가 1만 1085명 발생했다.
분석 결과 지속적인 비음주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지속적인 가벼운 음주는 치매 발병 위험도가 21% 가량 하락(aHR 0.79)했고 중등도 음주(aHR 0.83) 역시 비슷한 위험도 감소가 관찰됐다.
지속적인 음주자와 비교했을 때 알코올 소비를 심한 수준에서 중간 수준으로 줄이고(aHR 0.92) 가벼운 알코올 섭취(aHR 0.93)로 바꾼 참가자들도 모든 원인으로 인한 치매 위험이 감소했다.
반면 알코올 섭취를 늘린 참가자와 금주를 유지한 참가자는 모든 원인의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 코호트 연구에서 치매 위험 감소는 가볍거나 적당한 수준의 알코올 섭취에서 관찰됐다"며 "과도한 알코올 섭취에서 중간 수준으로의 섭취를 감소한 경우에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결론내렸다.
이어 "이러한 결과는 치매 위험 감소를 위한 알코올 섭취의 임계값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다만 과음을 유지하는 것은 치매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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