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양성 장학금을 주고 거주지를 마련해준다고 전문의가 지역에 남을까? 그렇지 않다. 대우를 좋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공공의대나 지역의사제 등과 같은 제한적 정책이 불가피하다."
조승연 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보건복지부가 29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개최한 지역의료 강화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 혁신을 통한 지역의료 강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승연 회장은 "지역에 의사인력 수급이 어려워 정부가 의대증원과 함께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의사 양성 과정에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지역에 거주지를 마련해 준다고 전문의는 결코 지역에 계속해서 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에 의사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를 제공해 대우를 개선하는 방법이 있지만,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 등과 같은 제한적 정책은 불가피하다. 다른 여러 나라도 이미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이 근무할 수 있는 지역거점병원 확충을 위해 국립의대 통합교육 및 공동수련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또한 이에 대한 수련 비용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권용진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지역에 의사인력 공급을 위한 장단기플랜으로 ▲단기 지역의료대학원 석사제도 ▲중장기 지역의사 장학제도 ▲장기 지역인재정형 및 의무사관학교제도 등을 제안했다.
단기 지역의료대학원은 이미 전문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의사를 대상으로, 이들이 1년의 단기 석사과정을 완료하면 필요한 지역에 즉시 배치되는 제도다.
국립대병원에 '계약학과'를 개설하고 정부가 학비 및 정주여건 등을 마련해주면, 석사과정을 마친 의사가 5~10년 동안 해당 병원에서 근무를 이어가는 것으로 인건비 50%는 정부가 지원한다.
중장기 지역의사 장학제도는 현재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대 졸업 후 수련을 마치고 의사 인력이 필요한 각 지역에 배치되는 것으로, 정부가 학업 및 수련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 의대생이 대상이기 때문에 이들이 전문의로서 활약하기까지 최소 7년 이상 기간이 필요하다.
끝으로 지역인재전형과 의무사관학교는 대학 입학 당시부터 학생들을 별도로 선발해 전문의가 되면 필요한 지역에 배치하는 제도다.
권용진 교수는 "특히 지역인재전형은 선발과 운영을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조직이 필요하다"며 "각 의대에 맡겨 놓기만 하면 정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성적보다 지역에 남으려는 의지 등을 평가하려 한다면 학생 선발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역출신 의대생 숫자 확보가 최우선"
제주대병원 박형근 공공부원장은 지방에 꾸준한 의사인력 확충을 위해 해당지역 출신 의대생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근 부원장은 "지역의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문의 확보 및 고용 유지가 매우 어렵다는 점으로 신규진입 의사는 줄어들고 기존인력은 유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방에 의사인력 확충을 위해서는 지역출신 의대생 숫자를 늘려야 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그동안 서울 대형병원 중심으로 운영했던 전공의 TO를 지방병원 필수과 위주로 확대해야 한다"며 "늘어난 TO가 공석으로 남지 않지 않도록 선진국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전공의 수련환경 질 개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또한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해 지방의대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김국일 필수의료지원관은 "정부는 이번에 증원한 의대 정원 2000명 중 82%를 비수도권에 배정하고 지역인재전형 또한 40%에서 6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역에서 의사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계적인 지역수련인프라를 확립하기 위해 권역 내 1차~3차 의료기관 사이에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지방국림대병원은 중증·응급 최종치료에 대한 지역완결성을 높여 권역별 필수의료를 책임지고 총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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