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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의정갈등으로 이어진 '공백의 세대'

발행날짜: 2025-02-28 05:30:00

의약학술팀 최선 기자

최근 만난 모 의대 교수는 의대생, 전공의들을 일컬어 '공백의 세대'라고 했다. 단순히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과 이로 인한 동맹 휴학, 집단 사직 사태를 언급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2020년을 기점으로 불어닥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4년의 시간과 경험이 그들에겐 삭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의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전례 없는 환경에서 학업을 시작해야 했다. 비대면 강의, 실습 제한, 대면 교육 기회의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인 의과대학 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시절이었다.

그런 공백기 이후에도 공백은 지속됐다. 작년 2월 촉발된 의대 정원 증원 논란은 의료계와 정부 간의 극한 대립을 초래하며 의대생들의 대규모 동맹 휴학과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로까지 번진 것.

의대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임상 경험과 의료 현장에서의 실전 훈련, 학우간 소통을 통해 갈등의 중재와 해결의 방법론을 배우는 총체적인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경험칙은 사실상 '0'에 가깝다는 게 모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과 이어진 의-정 갈등은 교과서 밖에서 학습할 수 있는 과정과 영역을 크게 훼손했다"며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그렇게 흘러간 것에 대해 안타깝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을 겪으며 비대면 선호 기조 및 회식 문화의 쇠퇴, 온라인 구매 활성화 기조가 자리 잡았다"며 "이런 변화가 오프라인 상권의 몰락을 초래한 것처럼 의대생, 인턴, 전공의이 겪었던 팬데믹과 의정 갈등의 공백이 어떤 결과물로 나타날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특정한 세대는 항상 그 시대의 환경적 요인과 경험의 반향이었다. X세대는 산업화를 통한 경제적 풍요와 민주화의 자유를 동시에 경험하며, 자기주도적이면서도 개성 추구 가치관을 가진 세대로 출현했다. MZ세대도 디지털 혁명과 개인주의적 가치를 반영한 세대였다. 다수의 특징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과 환경이 만든 필연적인 결과물이라는 뜻이다.

이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현재의 의대생들이 겪은 교육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그들이 제대로 된 의료인이 될 수 있도록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고민해야 한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특이했던 '공백의 세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며, 보다 체계적인 교육 및 멘토링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지난 5년간 누적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반작용을 실감하는 때가 온다. 교육 공백과 경험 부족이 초래할 문제들은 단순히 한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의료계는 극단적 대립을 멈추고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의료계가 혼란을 반복하는 사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국민이다. 지난 5년간,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파행된 학습, 수련 시기를 거친 의대생들은, 전공의들은 어떤 특징을 가진 세대로 기억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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