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병원 의사 좀 그만 빼가라."
지방의 A대학병원장이 의사 인력 이동에 불만을 호소하며 인근 중소병원장을 찾았다. 과거라면 중소병원장이 대학병원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많아 반대의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학병원 교수들의 사직이 잇따르면서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5일 병원계 따르면 정부가 지역 중소병원 지원정책을 대폭 강화하면서 오히려 인근 대학병원들은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당장 지역 중소병원들은 정부 지원을 통해 의사인력 확보에 용이해진 반면 대학병원들은 의대교수들이 중소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의료공백이 커지는 실정이다.
실제로 충청권 C병원이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이 되면서 적극적으로 심장내과 의사 채용에 나서자 지방 B대학병원 의사인력이 대거 이동했다. 그 결과 기존 의사인력으로 간신히 버텨왔던 대학병원 입장에선 난감한 표정이다.
전라권 D대학병원장도 인근 중소병원장을 직접 찾았다. 더 이상의 의대교수 이탈을 막기위해서다. 해당 중소병원이 최근 정부 정책 지원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전문의 선발에 나선 바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 사업은 지역 병원 중심으로 중증 진료체계를 구축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된 것. 다시 말해 지역 병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 대학병원에는 '위기'로 다가온 셈이다.
지역 한 종합병원장은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사업을 평상시에 추진했다면 문제될 게 없었다. 하지만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문제는 올해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규 전문의 배출이 없는 상태에서 중소병원이 정책적 지원을 통해 의사 채용하니 다른 한쪽에선 공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앞서 대한중소병원협회 김진호 회장은 올해 전문의 배출에 공백이 발생, 이는 지역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병원계 한 원로 인사는 "최근 추진하는 정부 정책이 생색내기식"이라며 "이런 식의 정책을 지속할 경우 지방의 대학병원 의료 인프라는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 중소병원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을 의미가 있지만 풍선효과로 지방 대학병원이 죽어버린다면 장기적으로 잃는 것이 클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올해처럼 의사 배출이 끊긴 상황에서는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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