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낙태약(미프진) 품목 허가를 둘러싼 안전성 문제와 입법 공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식약처 국감에서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낙태약 허가가 여성의 신체적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이 충돌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명확한 입법적 근거 없이 행정적 품목 허가가 추진되고 있어 절차적 정당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조 의원은 최근 충남 아산 하수처리장에서 20cm 크기의 온전한 태아가 발견된 사례를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약물 낙태가 허용될 경우 태반 등을 공중화장실에 유기하는 일이 빈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
입법 공백 상태에서 약물 허가가 추진되고 있는 점도 꼬집었다. 조 의원은 지난 8월 법제처가 '의약품 수입 품목 허가는 유통을 허가하는 처분일 뿐, 특정 임신 중지 방법의 적법성을 결정하거나 지시하는 처분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유권해석을 내린 점을 들어 약물 낙태의 적법성과 품목 허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낙태약 도입 전 한국인에 맞는 안전성 검증 절차인 '가교시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견, 해외 임상자료 등을 근거로 가교시험 필요성에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조 의원은 일본의 엄격한 도입 사례와 미국의 최근 부작용 보고서를 제시하며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일본이 낙태약 도입 전 3년간 가교시험을 진행했으며, 원외 약국 조제를 허용하지 않고 지정 의사를 통한 처방과 배우자 동의 등 엄격한 조건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윤리공공정책센터(EPPC)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낙태약이 처방된 약 86만5000건의 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도 제시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약 복용 후 45일 이내에 패혈증, 감염, 출혈 등 중대한 이상사례가 확인된 비율은 10.93%에 달했다.
EPPC는 이 수치가 미국 FDA 허가 당시 임상시험에서 보고된 중대한 이상반응 발생률 0.5% 미만보다 22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조 의원은 "미국 자체 내에서도 이런 회의론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보고서가 있으면 식약처장으로서 당연히 안전성을 다시 한번 엄격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안전성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유경 식약처장은 해외 임상시험 자료와 허가 사항에서 인종이나 국가별 특이한 이상반응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가교시험 필요성에 대한 기존 판단을 설명했다.
미국의 부작용 보고서에 대해서도 FDA의 공식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며, FDA가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배송 문제에 초점을 두고 안전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오 처장은 "이 약은 부작용이 없는 약이 아니다. 패혈증도 있고 출혈도 있고 안전성의 우려가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이 이런 약을 불법적으로 처방받는 것은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이기 때문에 안전성 우려를 고려해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여성들의 피해 구제도 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처의 안전성 검토 대응에 대한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의 질타도 이어졌다. 위원장은 10명 중 1명꼴로 중대한 이상사례가 확인됐다는 보고서가 있음에도 식약처가 비대면 진료와 배송 문제에 초점을 맞춰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보고서의 안전성 문제를 다시 검토해 오후 질의에서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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