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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식대수가 결정 당혹 "최악의 상황"

안창욱
발행날짜: 2006-04-10 12:30:56

세브란스 등 수십억 추가손실 우려...가입자단체도 반발

대형병원들은 복지부가 1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당초 정부안과 비슷한 수준에서 식대 수가를 결정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연대 세브란스병원 박창일 병원장은 “솔직히 환자 치료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한다면 오히려 마음이 덜 아플텐데 환자식에다 보험재정을 쏟아 붓고, 병원에 적자를 감수하라고 하니 할 말이 없다”고 건정심 결과에 유감을 피력했다.

박 병원장은 “이렇게 되면 병원은 좋은 의료장비를 살 수 없고, 재투자가 위축되면 환자 치료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면서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방향으로 수가가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세브란스병원은 현재 직영식당의 경우 8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 식대가 급여로 전환되면 26억원의 추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 향후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박창일 병원장은 “식대 뿐만 아니라 앞으로 상급병실료 급여화, 선택진료 축소 등 2탄, 3탄을 예고하고 있어 걱정”이라면서 “밥값에서만 34억의 적자가 나는데 대책이래야 투자를 줄이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비상이 걸렸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도 현재 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어 적자인데 수가가 관행수가보다 낮아지면 엄청난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 건정심 결정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병원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결국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한편 이날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일반식 최고 5680원, 치료식 최고 6370원, 멸균식 9950원, 분유 1900원 등으로 각각 확정하고, 6월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날 건정심 결정에 대해 가입자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정부가 당초 약속한대로 식대 수가를 1월부터 소급적용해야 하며, 가산항목을 재검토하라는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전반적으로 이날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앞으로 가입단체들과 의견을 조율해 문제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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