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료·연구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각종 레이저장비들이 주의를 게을리 할 경우 환자들은 물론 의료진과 연구진의 시력까지 잃게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원광의대 안과 양연식 교수(한국망막학회 섭외이사)는 최근 고양시 KINTEX에서 개최된 대한안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레이저 광선총이 도처에 널려있다'라는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같은 위험성에 대한 안과의사들의 적극적인 홍보를 주문했다.
양 교수는 최근 레이저장비를 이용한 치료중 또는 연구중에 황반부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시력이 심하게 저하되거나 심하면 실명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얼마전 한 남자아이가 한방병원에서 치료용으로 이용하는 레이저를 눈으로 본 후 시력이 저하됐다고 내원했지만 이미 황반부가 다 타버려 치료가 힘든 상황에 있었다"며 "또한 한 연구원은 실험도중 레이저의 경로를 들여다보다 황반부에 화상을 입어 중심시력 상실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연식 교수는 황반부에 일어날 수 있는 외상이나 황반원공 등 질병과는 다르게 레이저로 생긴 상처는 화상으로 조직이 손실되기 때문에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양 교수는 "특발성 황반원공 등도 매우 위험한 질병이지만 조직은 보존되기 때문에 수술로써 최소한의 시력회복은 가능하다"며 "하지만 레이저에 의한 손상은 황반부 조직이 타버리기 때문이 회복은 불가능하고 시간이 갈수록 손상이 더 심해지는 결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레이저광선은 태양과 같은 광원광으로 망막생소상피가 두껍고 엽황소까지 존재해 타 시신경부위보다 빛에 민감한 황반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양 교수는 레이저광선의 이같은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안과의사들의 사명이 막중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연식 교수는 "산업용, 의료용 등 여러 분야에서 흔히 사용하는 레이저장치가 언제든지 레이저 광선총으로 변해 환자, 혹은 자신을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유념해야 한다"며 "따라서 안과의사로써 레이저를 다루는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레이저포인터 등도 황반부를 살상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며 "이에 안과의사들은 레이저의 이같은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방편들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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