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톨릭의대가 주임교수 공모에 나서면서 의료계에 한바탕 태풍이 불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를 맞이한 병원계에 선구적인 제도라며 호평하는 교수들이 있는가 하면 실효성이 없는 제도로 눈가리고 아웅을 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실제로 과거 한 과목을 대표하는 주임교수의 경우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바통을 전해주고 물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부분 모교를 졸업한 기수대로 주임교수 순번이 정해졌으며 대다수 교수들은 이를 당연하게 여길만큼 하나의 문화로 내려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러한 문화는 역사와 전통이 오랜 의대일수록 더 강하게 존속돼 왔으며 선후배간의 돈독한 정으로도, 때로는 선배에 대한 예우로도 받아들여졌던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역사와 전통으로 손가락안에 들어가는 가톨릭의대가 주임교수를 공모하고 나선 것은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울의대, 연세의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후배간 강한 결집력을 자랑했던 곳이 바로 가톨릭의대였기 때문이다.
의대측은 이러한 조치가 가톨릭의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공모로 주임교수를 정하는 만큼 교수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든다는 복안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수십년을 내려온 전통과 문화를 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연 모교 후배가 선배를 제치고 과감히 주임교수에 지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모교 출신 동문들로 똘똘 뭉쳐진 가톨릭의대에 타 의과대학 교수가 원서를 제출할 수 있겠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 어떤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 전통을 부수기 위한 시도를 했다는 것만은 인정할 만 하다. 더욱이 강한 순혈주의를 자랑하던 가톨릭의대가 가장 먼저 이같은 시도를 감행했다는 것은 하나의 용기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그 용기를 실천으로 보여줄 때다. 제도만 그럴사하게 만들어놓고 과거와 같은 줄타기가 지속된다면 그 비난은 과거에 비할바가 아닐 것이다.
경쟁력있는 의대를 만든다는 기치로 과감히 추진한 그 제도가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 국내 의료계에 리딩 그룹에 있는 의대이기에 그 성공은 타 의대에 귀감이 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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