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재분류를 놓고 극심한 마찰을 빚었던 의약계가 결국 전문약 4품목과 일반약 2품목을 각각 일반약과 전문약으로 맞바꾸는데 합의했다.
의약분업 이후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했던 의약품 재분류가 물꼬를 튼 셈이다.
하지만 이번 결론은 전체 기허가약 재분류의 도화선이 됐다는 점에서 이를 반대하는 의료계의 부담은 한층 커지게됐다. 일반약에 비해 전문약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8일 제5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어떤 품목이 의약품 재분류됐나
먼저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된 품목은 4개다. 여기에는 의료계가 극심하게 반대했던 잔탁정 75mg(라니티딘), 히아레인 0.1%(히알루론상 점안액)도 포함됐다.
단 잔탁정 75mg를 제외한 3품목은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효능·효과를 달리해 전문약과 일반약을 동시에 두기로 했다.
식약청은 "전문약, 일반약으로 동시 분류된 품목은 안전사용을 위해 모니터링 등 제도적인 장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가스터디정 10mg(파모티딘), 듀파랍시럽(락툴로오스)도 일반약으로 바뀌게 됐다.
단, 라니티닌을 제외한 3품목은 효능·효과 달리해 전문약 일반약 동시 두기로 합의.
또 일반약 전문약 전환 품목은 크리신 외용액(클린다마이신), 이멕스연고(테트라사이클린) 등 2품목이다.
식약청 "전체 4만 일반약·전문약 전면 재분류"
중앙약심의 이번 결정으로 의약품 재분류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식약청이 연말까지 전체 기허가약에 대해 의약품 재분류를 진행한다고 밝혔기 때문.
일반약 의약외품 전환으로 촉발된 의약품 재분류 갈등이 전체 기허가약으로 불똥이 튄 모양새다.
식약청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약품 분류작업을 한 뒤 10여 년이 경과해 사용경험과 부작용 사례 등에 변화가 있는 만큼 전문적인 관점에서 재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오는 12월까지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이후에는 특별 재평가 제도 등을 도입해 사실상 상시 재분류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우선 약사법이 개정되면 '약국외 판매의약품'을 신설한 3분류 체계로 개편하고, 5년 단위의 '의약품 품목허가(신고) 갱신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회적 요구에 따라 수시로 신속하게 재분류를 추진할 수 있도록 '특별재평가 제도'를 도입하며, 품목 허가권자, 의사·치과의사 및 약사 관련단체, 소비자 단체 신청에 의한 수시 재분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식약청은 이와 함께 현재 소위원회에는 이해 당사자인 의사협회와 약사회 관계자들이 참가하고 있어 객관적인 재분류 작업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의사협회는 이같은 식약청의 정책 추진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일반약보다는 전문약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그 이유인데, 한마디로 약사들보다 내줄 약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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