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일까?
복지부가 4일부터 3일간 2013년도 전문의 시험 문제은행 정리작업과 관련, 보안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올해 초 동아대병원 교수 2명이 외과 전문의 시험문제를 유출, 논란이 된데 따른 후속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세부전문의 필기시험 모습.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3일 병원계 관계자에 따르면 2013년도 전문의 시험 문제은행 정리작업 과정에서 지난해에 비해 보안 시스템이 대폭 강화됐다.
일부 지나치게 강화된 측면이 없지 않아 출제위원들 사이에선 문제 출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볼멘 목소리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번 작업은 오는 12월 전문의 시험문제를 출제하기에 앞서 일차적으로 수천개 혹은 수만개의 문제를 정리하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철통 보안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복지부는 최고의 보완책은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교수들의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 출제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안교육을 강화했다. 일종의 정신교육인 셈이다.
일단 시험문제 출제 위원들은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야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수년 째 출제위원으로 활동했더라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지 않으면 출제를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즉,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시험문제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철저히 교육을 받은 위원에 한해서 시험문제를 출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USB, 개인 노트북, 휴대폰 등의 반입도 금지된다. 식사 또한 콘도에서 해결해야 한다.
출제위원으로 참석하는 한 교수는 "과거엔 일과를 마치고 저녁식사 정도는 콘도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힘들 것 같다"면서 "콘도 외부 모든 출입을 제한하는 등 보안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사실 USB 반입을 막는다고 해서 문제 출제에 필요한 사진이나 그림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라면서 "보안을 철저히 하는 것은 좋지만 효율성을 감소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출제위원들의 도덕성"이라면서 "시험문제 유출은 범죄에 해당한다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게 우선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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