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랐지만 단단한 체구. 군더더기 없이 근육으로 균형잡힌 몸매. 마흔이나 됐을까. 뒤돌아보기 전까지 그의 나이를 짐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1997년 이후 17년간 쉼없이 뛰었다. 벌써 150번 넘게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으니 지구의 반지름 만큼을 내달린 셈이다.
최고 기록은 3시간 17분. 아마추어 마라톤 주자들에게 영광과도 같은 서브3(3시간 내에 풀코스 완주) 기록에는 약간 못미쳤다. 아쉬움 때문일까. 그가 다시 신발끈을 고쳐맸다.
달리면 그게 길! 인생의 시작은 60부터
인생의 시작은 60부터라는 말이 이렇게 딱 들어맞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바로 이동윤 대한외과의사회(달리는 의사회)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올해 62살을 맞은 그가 3월 동아 마라톤 대회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예순이 넘는 나이에 마라톤이 취미라고 하면 손사래를 칠지도 모르지만 이 회장에게 달리기는 '습관'이 돼 버렸다.
1997년 춘천 마라톤 대회를 완주한 이후 달리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단다. 잡념이 사라지고 온몸의 신경 세포가 숨쉬는 듯한 그 '살아있는'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달리면 그게 길이 된다"는 말처럼 그의 달리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글쓰기라는 새로운 장르로도 뻗어나갔다.
'행복 마중물, 달리기!', '달리기로 행복한 사랑을 실천하자' '달리기는 즐거운 놀이다' '달리기는 스트레스 예방접종이다' 등의 칼럼을 10년을 넘게 연재해 오고 있다. 대단한 끈기와 집념이다.
지금도 일주일에 3~4번씩 매번 15km 가량을 뛴다. 무릎이 아플 만도 한데 연골은 아직도 쌩쌩하단다. 그가 잔병치레 없이 20여년간 63kg의 몸무게를 유지한 것만으로도 달리기의 유용성을 입증한 셈.
그런 그가 <메디칼타임즈>와의 신년 다짐 프로젝트에 한가지 약속을 했다. 오는 3월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3시간 30분의 기록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도전을 즐겨하는 자신을 봐서라도 도전하기에 주저하지 말라는 묵언의 조언이다. 용기를 북돋아 주기위한 '희망 프로젝트'인 셈이다.
"1년 중 딱 하루는 이웃을 위해 뛰자"
이 회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일주일에 60km 가량을 뛰었지만 이제는 100km 정도는 뛰어야 한다"면서 "내가 해낼 수 있다면 어떤 사람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작 그가 내세운 목표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정작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그가 마라톤으로 용기를 불어 넣어주듯 마라톤이 봉사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 전파다.
이 회장은 '달리는 의사들' 모임과 함께 2002년부터 매년 연례 행사로 '소아암 환우 돕기 마라톤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에게 소정의 참가비를 받아 환우에게 전달하는 것. 10년 넘게 이어온 대회를 통해 이미 수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모았다.
'1년에 한번은 남을 위해 달리자'는 슬로건을 달고 진행되는 환우 돕기 마라톤이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
이동윤 회장은 "올해도 환우 돕기 마라톤 대회의 집행위원으로 나선다"면서 "마라톤이 봉사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도 올해의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달리는 중에 여러 현실적인 난관에 봉착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게 된다"면서 "완주를 하고 나면 그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해 진다"고 밝혔다.
그는 "마음이 힘들 때일수록 더욱 밖으로 나와 땀을 흘려야 한다"면서 "마라톤이 소외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봉사의 수단으로 자리잡을 때까지 열심히 달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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