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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하면 병원 문 닫을 각오로 싸워야 하는데…"

발행날짜: 2014-02-26 06:36:48

양천구의사회, 대응책 긴급 토론 "희망도 있지만 우려도 크다"

"여러분 이게 의료계 현실입니다" 신동호 양천구의사회 회장이 빈 자리를 보며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전회원의 투표율이 50%를 넘어서면서 투표 결과에 따른 총파업 실행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개원의들은 투표를 독려하면서도 실제 파업 돌입시 겪게될 행정·경영적 피해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25일 양천구의사회는 오후 7시부터 현대41타워에서 제27차 정기총회를 갖고 서울시의사회 건의안과 올해 사업계획안 등을 심의, 의결했다.

이날 양천구의사회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것은 파업 돌입시 회원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 모색이었다.

먼저 신동호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금 회원들의 최대 관심사가 투표이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결과에 따른 대응 방안도 논의해 봐야한다"면서 긴급 토론 안건으로 파업시 대응 방안을 올렸다.

신 회장은 "파업 찬반을 묻는 투표가 시작됐고 오늘까지 5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면서 "투표에 내과 계열이 많이 참여했고 절박함을 못느끼거나 파업과 상관없는 대학교수, 전공의는 이에 반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만일 의협에서 파업을 하자고 해도 구의사회장으로서 고민이 생긴다"면서 "파업 예정일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오늘처럼 참석률이 저조한 걸보면 참 회원들이 무관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병의원 문 닫을 각오로 덤벼들어야 하는데 우리가 이 정도밖에 안되는 게 현실"이라면서 "절박한 상황을 깨닫는 분이 얼마 없는데 파업 결정이 나오면 이를 인정하고 따라줄지는 미지수"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토론에서 나온 의견도 긍정보다는 대부분 우려 쪽에 무게가 실렸다.

신동호 회장
대학병원이나 전공의의 참여 없이는 파업 동력이 충분하지 않고, 파업 참여 의원만 행정·경영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의사회 L이사는 "파업을 하더라도 구의사회 임원으로서 파업 참여자와 불참자를 어떻게 끌고 갈지 부담이 된다"면서 "이 때문에 투표도 아직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J 회원은 개원의, 전공의, 대학교수별 투표율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전공의나 대학병원 교수들이 (개원가가 문을 닫을 때 반사 이익을 노리고) 파업 찬성 쪽에 투표를 했을 수도 있다"면서 "만일 그렇게 되면 나온 지지율만큼 실제 휴진하는 개원의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회원 역시 "개원의만 파업을 하게 되면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애매해 진다"면서 "의협이 전 회원 파업 돌입을 선언한 후 만약 참여율이 저조하다면 집행부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투표를 독려한 S회원도 파업 돌입시 파장을 걱정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투표에 반드시 참여해 외부로 우리의 불만을 표시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다음달 10일 파업을 해야 하는데 의협이 어떤 프로그램으로 회원들을 모두 참여시킬 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는 "몇달 전 의사궐기대회 가두행진에서 경찰들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겁을 주자 선두 대열이 무너졌다"면서 "파업 참여시 세무조사나 실사처럼 실질적인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데 과연 의협이 구제책을 마련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O 회원은 "의원이 쉬는 긴 연휴에도 대학병원은 문을 열기 때문에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만일 개원의들만 참여하거나 파업 기간이 짧으면 아무런 파장도 없이 괜히 언론에 타겟이 돼 나쁜 이미지가 생길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다른 회원도 "의약분업 이후 이런 일이 또 생기는구나 하는 피로감을 다른 회원들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파업에 돌입하면 참여-불참자 사이의 반목이 생기는데 의협은 과연 참여자가 손해를 보지 않게 할 계획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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