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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치 개편 본격화…웃음 참는 외과·뿔난 영상

발행날짜: 2014-12-20 06:01:35

건정심 통해 수가 조정 기본안 확정…"풍선효과 불가피"

|초점 =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기본안 확정|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방향이 명문화되면서 진료과목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가 인상이 예고된 외과 계열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수가 인하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은 상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

진료과목별 상대가치 조정 명문화…수술 상향 검사 하향

보건복지부는 19일 개최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제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추진 경과를 부의안건으로 보고했다.

복지부가 건정심에 보고한 유형별 원가 보전율
보고안의 주요 내용은 간단하다.

1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이 진료과별 상대가치 총점을 고정한 뒤 점수를 조정하면서 진료과간 불균형이 표면적으로 나타난 만큼 이를 조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산출 체계를 진료과별에서 행위유형별로 전환하고 의사 업무량과 진료비용, 위험도를 적절하게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행위 유형을 수술, 처치, 검체검사, 기능검사, 영상검사, 기본진료 등 6개 항목 4959개 행위로 카테고리를 구분했다.

이를 통해 원가보전율이 낮아 행위를 할 수록 손해를 보는 수술 등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이고 보전율이 높아 많이 할수록 수익이 생기는 검사 항목의 수가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복지부는 "진료과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과다하게 상대가치가 책정된 부분과 너무 적게 책정된 부분간에 수가 등 재정을 이동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외과 계열 기대감 상승…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분통'

이처럼 그동안 복지부의 입으로만 흘러나오던 수가 조정 방안이 건정심을 통해 명문화되면서 각 진료과목들의 희비가 분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물론 상대가치기획단 등을 통해 일부 합의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건정심을 통해 기본 계획이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큰 틀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우선 외과 계열 과목들은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대가치점수 불균형으로 나타났던 전공의 지원 기피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대한외과학회 관계자는 "수술과 처치에 대한 수가가 원가에 턱없이 모자른다는 것은 정부도, 의료계도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라며 "이제라도 이에 대한 조정이 이뤄진다는 것은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도 결국 이러한 문제들이 큰 영향을 끼친 만큼 조정이 끝나면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단순히 원가 보전 측면에서 벗어나 의사의 업무량과 위험도 등에 가치를 인정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수가 인하가 공식화된 영상의학과와 진단검사의학과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결국 아랫돌을 빼어 윗돌을 괴는 것도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한영상의학회 관계자는 "물론 외과 계열에 대한 원가 보전이 필요하다는데는 두말할 나위 없이 동의한다"며 "하지만 검사에 대한 상대가치 점수를 인하해 이를 보전하겠다는 방안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전문과목별 부침 현상이 일어난 것은 결국 정부의 이같은 단편적인 처방으로 인한 것"이라며 "이러한 방식은 결국 또 다른 진료 왜곡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들 과목들은 특히 검사의 전문성과 중요성을 무시한 것에 분노를 내보이고 있다. 현대 의학의 중심인 검사에 대해 너무나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관계자는 "검체 검사는 치료의 시작인 진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전문적인 행위"라며 "현대 의학의 발전은 결국 검사의 질 향상으로 인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단순히 수술에 비해 의사가 투입되는 시간이 적다는 이유로 수가를 인하한다는 것은 검사의 전문성과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일말의 여지 없이 수가 인하 방침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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