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과대학 교수들의 업적 평가가 SCI논문의 인용지수(Impact factor)에만 매몰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논문 숫자나 인용지수로만 교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연세대 의과대학 김현창 교수(연구부학장)은 의대 교수의 연구업적 평가에 대해 이같이 주장하고 독립적 심의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1일 "어느 순간부터 교수의 업적 평가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교수가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발전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효과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와닿는 평가 목적은 교수의 임용과 재임용, 승진, 포상을 위한 근거자료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렇게 중요한 의사 결정의 근거자료로 쓰이는 만큼 공정성과 객관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교수 업적 평가가 SCI 저널에 실린 논문 수가 인용 지수에 매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이다.
단순히 계량적인 지표 평가로는 업적 평가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오랫동안 업적 평가에 널리 쓰이고 있는 학술지 인용지수는 많이 쓰이고 있는 만큼이나 문제점에 대한 비판도 많다"며 "인용 지수가 인센티브 지급과 승진 심사, 연구과제 수주 등에 폭넓게 쓰이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교수들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하기 보다는 인용 지수가 높은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 최대 목표가 됐다"며 "학술지들 또한 그저 인용지수를 높이는데만 신경을 쓰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계량화된 지표 평가에 치중하면서 진정으로 교수들에 대한 질적 평가는 외면시 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인 것.
최근 정부 또한 단순히 논문 숫자나 인용지수로만 업적 평가를 하지 말라는 지침까지 내려 보냈지만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라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논문 수와 인용지수 평가를 완전히 배재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동료 평가나 심의기구를 통한 질적 평가 또한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량적 지표 평가를 일부 참고로 활용하면서 다소 시간과 비용이 들어라도 중요한 평가를 진행해야 할 경우 질적 지표를 활용하다는 취지다.
김 교수는 "논문 수나 인용지수 등의 의미와 제한점을 충분히 고려하면 업적 평가의 유용한 보조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지표의 한계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따라서 교수 임용이나 정년 심사, 대형 국책과제 심사 등은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라도 동료평가 등의 질적 평가를 병행해야 한다"며 "독립적인 심의기구를 만들어 이를 통해 평가를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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