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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판결날 국회에서 무슨 일이

이창진
발행날짜: 2016-07-28 11:59:37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 일부 허용 판결로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임원진 얼굴이 대조적이었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난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좌진과 의약단체 간담회 분위기를 이 같이 전했다.

이날 대법원은 치과의사 A 씨의 의료법 위반 관련 치과의사의 안면부 미용목적 보톡스 시술을 의료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며 1심과 2심을 파기, 환송했다.

그렇다면, 의약단체들이 왜 야당 보좌진과 만난 것일까.

지난 5월말 개원한 제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 중 초선의원이 상당수로 보좌관과 비서관 등 보좌진 역시 보건의료 정책 이해도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 전문위원실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약단체 그리고 보건의료노조 등 보건의료단체를 총망라해 보좌진과 21일과 22일 릴레이 간담회를 마련한 것이다.

해당 단체에 협조를 구하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결과는 참여단체와 보좌진 모두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의약단체 입장에서 야당 의원 한명 한명을 만나 현안을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시간을 단축했고, 보좌진도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진 보건의료 현안을 자유로운 토의 형식으로 진행해 습득력과 이해도가 높아진 셈이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사항이 있다.

야당이 간담회를 만든 취지가 단순히 의약단체 편의와 보좌진 교육 차원일까.

정당의 본질은 정권 창출이고 내년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짧게는 오는 9월로 예정된 국정감사, 길게는 대통령 선거에서 보건의료 이슈화를 위한 의원실간 결속력과 전투력을 배가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의약단체와 보건의료노조 등에도 당의 명확한 입장을 전달해 이슈 선점과 표 집결이라는 양수겸장을 노린 부분도 배제할 수 없다.

비공개로 열린 간담회에서 상당 수 의약단체는 보좌진의 날선 비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야당 관계자는 "약사회가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다. 현안으로 성분명 처방과 화상투약기 반대 등을 주장하면서 만성질환 전화상담 참여를 요구한 것은 이율배반적인 처사라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한의사협회에서 들고 온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도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의사협회는 어떤 현안을 들고 왔을까.

야당 다른 관계자는 "의협 현안이 지난 총선 더불어민주당 공약과 흡사했다. 그렇다고 의사들 모두 야당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지난 총선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보수층인 의료인들이 여야 정책을 한번쯤 고민하고 결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13 총선 보건의료 공약으로 의료영리화, 원격의료,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의료산업화 저지와 일차의료특별법, 카드수수료 인하, 세제혜택 등 동네의원 살리기 등을 공표했다.

야당과 의약단체의 첫 릴레이 간담회.

여야 3당인 협치의 시대, 보건의료 현안에 대비한 야당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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