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하게 말하면 제2차 상대가치개편 방안의 재정투입액은 건강보험 3500억원이다. 당초 5000억원에서 빠진 1500억원은 소아가산과 흉부외과 및 외과 가산 등 행위 재분류 항목으로 병행 추진한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정통령 과장은 21일 제2차 상대가치개편 추진계획안 관련, 의료계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 같이 해명했다.
앞서 복지부는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내년 7월 시행을 목표로 9년 만에 개편된 제2차 상대가치점수 조정 방향을 보고했다.
수술(1839개 행위)과 처치(545개 행위), 기능(421개 행위) 등에 8500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검체(1099개 행위)와 영상(976개 행위) 상대가치점수 하향 조정에 따른 수가인하분 5000억원과 건강보험 재정 3500억원을 합친 액수이다.
복지부는 당초 수가인하분 5000억원과 건강보험 재정 5000억원 등 총 1조원을 투입한다는 입장을 취해했다.
의료계 입장에서는 당연히 건강보험 재정이 당초보다 1500억원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정통령 과장은 이날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의료계 일각에서 1500억원이 감소했다고 하나 원래 수가인상에 필요한 건강보험 재원은 3500억원이다"라며 "1500억원은 소아가산 등 행위재분류 항목으로 상대가치 개편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관심은 4년간 투입되는 3500억원 환수 조치이다.
정통령 과장은 "이미 상대가치기획단에서 건강보험 재정 투입분 만큼 환수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환산지수 계약으로 환수한다는 문구만 있고 어느 규모로, 어떤 방식으로 할지 의사결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건정심에 4년간 투입한 3500억원(연간 875억원) 중 일부를 매년 의료계와 건보공단의 수가계약 과정에서 환산지수 차감해 회수하겠다고 보고했다.
정통령 과장은 "이는 상대가치점수 총점 고정 원칙에 입각한 것이다, 건정심 논의에서 전액 환수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부분을 가입자 측에 설명했다"면서 "수술과 처치 등 5개 유형과 환산지수 유형별(의원급, 병원급) 계약이 매칭이 안되므로 전액 환수 시 진찰료 중심의 진료과는 오히려 수가가 인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3500억원을 환수하되 시기와 방법, 규모 등은 의료계 및 가입자와 논의해 내년 3월 건정심 의결안건 상정 전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체·영상, 건보 투입재정 총액 5% 가산·수가차등화 사용
진료과 간 불균형 해소와 원가보상 차원의 재정투입분을 반드시 회수해야 하나.
정통령 과장은 "가입자와 공급자가 합의를 봐야 하는 부분이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의료 질 향상 등 수가인상에는 동의하나 아무 변화가 없는 단순 수가인상 그리고 원가보상률은 낮지만 비급여가 있는 부분 등을 지적하고 있다"며 회수조치의 불가피성을 전했다.
그는 "가입자는 원가보상률은 의료기관 회계자료 등을 통해 환산지수로 보상하면 된다는 입장인 반면, 의료계는 일단 원가보상률 100% 수준으로 상대가치점수를 만들어놓은 다음 조정하라는 의견이다"라며 건보 재정 투입에 따른 복지부 고민을 내비쳤다.
복지부는 일례로, 환산지수 계약 시 3% 인상(의원급, 병원급)에서 2.5%는 인상하고, 나머지 0.5%를 떼어놨다가 상대가치점수 투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체와 영상 등 검사 관련 진료과 수가인하 보상방안도 피력했다.
"2차 개편은 진료과 불균형 해소-3차 개편은 일차의료 활성화"
정통령 과장은 "병리과와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등은 건강보험 투입재정 총액에서 5% 정도 질 관리 비용으로 떼어 검체검사 가산이나 영상검사 수가차등화에 사용하기 바라고 있다. 가급적 내년 7월 상대가치 개편 시행에 맞춰 가려 한다. 학회에서 전달한 구체적인 방안은 좀 더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진찰료와 입원료 원가보상률 제고를 위한 제3차 상대가치개편 방안을 조기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정 과장은 "3차 상대가치개편 방안 연구용역을 내년 중 발주하려 한다. 기본 진찰료와 입원료 부분이 핵심이 될 것이다. 2차 개편의 성과와 충분히 다루지 못한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통령 과장은 끝으로 "2차 개편이 진료과별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면, 3차 개편은 일차의료 활성화가 될 것"이라면서 "의료계 내부에서 불안하고 의구심을 가진 의사들도 있겠으나 검체와 영상에서 수가를 삭감하고 재정을 투입한다면 의료계 다른 종별에서 나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의료계 설득보다 가입자 설득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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