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를 시작으로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각각의 이유로 불신임 위기를 맞았고, 한의협 김필건 회장만이 결국 불신임 됐다.
불신임 이유도 제각각이다.
약사회, 100년 역사상 최초 불신임안 등장
불신임 위기 시작은 약사회 조찬휘 회장이다. 약사회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회장 불신임 안이 등장해 지난 7월 임시대의원총회까지 열렸지만 반쪽자리로 끝났다. 대신 대의원들은 조 회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물론, 조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약사회 내홍은 현재진행형이다.
조 회장이 불신임 상황까지 가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약사회관 신축 결정도 전에 상가 운영권을 거래하고 가계약금으로 1억원을 받은 부분과 2014년 약사회 연수교육비 직원 격려금과 실지급액에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모두 금전적으로 불투명한 부분을 짚고 있다.
약사회 회장 불신임 안건은 재적 대의원 3분의2 이상이 참석해 찬성표까지 던져야 의결할 수 있다. 즉 약사회 대의원 총 397명 중 3분의2에 해당하는 265명의 찬성이 있어야 회장 불신임안이 통과한다. 불신임 투표 결과 찬성 180표, 반대 119표, 무효 2표로 결국 부결됐다.
의협, 불신임은 부결됐지만…대표성 타격
9월에는 의협 추무진 회장이 불신임 대상이 됐다. 추 회장 임기 동안 통과된 의료악법과 고시가 수없이 많다는 게 불신임 이유였다.
의협 정관상 불신임은 재적 대의원 3분의2 이상이 참석해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재적 대의원 232명 중 180명이 투표해 찬성 106표, 반대 74표, 기권 1표로 부결됐다.
추 회장은 불신임 얘기가 나오는 시점에 의협회관 마당에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반대 단식 투쟁이 들어갔고, 불신임안 부결과 동시에 단식 종료를 선언해 대의원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불신임 요건에는 못 미쳤지만 표결에서 불신임 찬성표가 반대표를 압도했다는 점,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별도로 꾸려진 점에서 추 회장은 대표성에 타격을 입었다.
한의협, 전체 회원 73%가 해임 찬성…결국 탄핵
10월에는 한의협 김필건 회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이뤄졌다. 한의협은 이례적으로 전체 회원이 투표에 참했다. 결과는 해임. 1만4404명의 회원 중 73.5%에 달하는 회원이 해임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한의협 정관에 따르면 전 회원 5분의1이 회장 해임 투표를 의결하고 투표에서 3분의2 이상이 해임에 찬성하면 된다.
김 회장 탄핵의 시발점은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투자법 침술과 침전기자극술의 상대가치점수가 기존 보다 크게 낮게 책정된 것이다. 집행부의 회계비리 논란도 불거졌다.
김 회장은 논란이 커지자 "자진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에도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청와대 앞에서 노인정액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단식 투쟁까지 나섰지만 돌아선 회원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필건 회장은 한의협 역사상 최초 직선제 투표로 당선된 뒤 연임에도 성공했지만 결국 '탄핵'이라는 불명예로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한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즉각 43대 회장과 수석부회장 보궐선거 절차를 시작했으며 내년 1월 3일 당선자가 나온다. 43대 회장과 수석부회장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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