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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이론 접목된 차세대 표적항암제 개발된다

원종혁
발행날짜: 2020-02-19 05:45:57

다나파버암연구소-MSD, 경구용 HIF-2α 억제제 계열 최초
신장암 대상 국내 3상 돌입, 6개 병원 참여 22명 환자 등록

작년 노벨상을 수상한 이론을 항암치료 분야에 접목시킨 '차세대 표적항암제' 개발작업이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첫 타석은 진행성 신세포암 영역이다.

'본히펠린다우(von Hippel-Lindau, VHL) 단백 결손(defective protein)'이 암발생에 관여한다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내면서 2019년 의학부문 노벨상을 수상한 다나파버암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의 작품으로, 다국적제약사인 MSD와의 협업으로 VHL 결손이 나타난 환자에 생성되는 'HIF-2α'를 집중적으로 표적하는 물질이 주인공이다.

해당 계열 약제로는 퍼스트인클래스 품목으로, 앞서 VEGF 억제제 계열 표적항암제나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했음에도 치료 반응이 없었던 환자들에서 24%의 전체 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을 끌어낸 것이 주목할 점이다.

진행성 신세포암 분야 차세대 표적 항암제의 첫 임상 데이터가 비뇨생식의학회 심포지엄(Genitourinary Cancers Symposium, 이하 GUCS) 자리에서 18일 현지시간 첫 공개됐다.

일단, 해당 물질은 MSD가 개발한 경구용 표적항암제로 MK-6482(실험물질명)라는 명칭이 달렸다. 특징은 하루 한번 복용하는 경구제형으로 신장 종양에 영양소를 공급해 신규 혈관생성에 관여하는 HIF-2α 표적 작용기전을 가진다.

경구용 HIF-2α 억제제 계열로는 최초 치료제(퍼스트인클래스)로, 이번 13개월의 추적관찰(중앙값)이 진행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실험물질을 투약받은 환자군에서는 24%의 전체 치료반응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했다.

관건은, 이렇게 MK-6482에 반응한 55명의 환자들의 경우 이전에 진행성 투명세포 신세포암(clear cell renal cell carcinoma)을 진단받고 항암치료를 고강도로 진행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었다는 대목이다. 특히 이들은 MK-6482를 투약하기 이전에 VEGF 억제제 계열 표적항암제를 비롯한 PD-1/L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한 환자들이었다는 점.

책임저자인 다나파버암연구소 토니 쵸우에이리(Toni Choueiri) 박사는 발표를 통해 "(해당 환자들을 대상으로)이번 후기 임상에서 보고된 반응률은 놀라운 성적"이라며 "신장암 분야에 항암 신약들이 주요 임상들에서 번번이 실패하는 상황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 개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토니 교수는 "투명세포 신세포암에서 약 90%의 환자들은 본히펠린다우(von Hippel-Lindau, VHL)라고 하는 특정 단백질에 결손을 보인다"며 "이러한 VHL 결손은 결과적으로 HIF 단백질의 활성화를 부추기고 종양세포에 혈관생성을 촉진해 암의 진행을 가속화하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임상은 VHL 관련 연구로, 작년 의학분야에 노벨상을 수상한 다나파버암연구소의 윌리암 켈린 주니어(William Kaelin Jr.) 박사와의 공동연구 결과물로, HIF-2α 억제제 계열약으로는 최초인 MK-6482의 개발 현황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3상임상 본격 돌입, 국내 환자 22명 참여 6곳 병원서 진행

작년 종양내과학회(KSMO 2019) 추계학술대회에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인 윌리엄 케일린(William G. Kaeilin)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다나파버 암연구소)가 방한해 기조강연을 통해 새로운 개발기술을 소개했다.
1/2상 임상에는 이전 치료 항암치료 경험을 가진 63세(중간값) 연령의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 55명이 등록됐다. 이들 중 39명(71%)의 환자가 결국 치료를 중단했는데 암이 진행(55%)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중간 분석 결과, 치료 환자들의 81%가 6개월 이상 예상 반응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고 29%가 12개월 이상 치료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중요한 평가기준인 무진행생존기간(PFS) 중간값은 11개월로 나타났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연구기간 4명의 환자가 질환 관련 이상반응으로 사망했지만 치료와 관련한 부작용은 한 명도 없었다. 총 65%의 환자들에서 3~5등급 이상반응이 관찰됐으며 이 가운데 5명은 독성 문제로 투여 용량을 감량해야만 했다.

현재 3상임상은 항암제 '에베롤리무스(Everolimus)'와의 비교 연구로 PFS를 주요 평가지표로 잡고 본격 임상에 돌입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동일한 3상임상 연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을 통해 2월부터 본격 임상에 착수했다.

한국MSD가 제출한 라벨 공개, 무작위 배정, 3상임상시험 연구는, MK-6482과 관련해 과거 PD-1/L1 및 VEGF 표적 요법 이후 질병진행을 경험한 진행성 신세포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MK-6482를 에베롤리무스와 비교하는 후기임상을 진행하게 된다.

올해 2월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 9월까지 진행 예정으로, 총 736명 글로벌 임상 환자 등록에 국내 환자는 22명이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MK-6482 후기임상의 국내 참여병원은 충남대병원을 비롯한 국립암센터, 고대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아산병원 등 총 6곳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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