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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건강보험료율 동결 가능성 확산…문케어 동력 잃나

발행날짜: 2020-06-30 05:45:57

국고지원금 규모 결정될 8월에 내년 건강보험료율 결정하기로
재정 운영할 보험자도 공급자도 속 탄다 "이대론 변경 불가피"

내년 건강보험료율 결정이 8월 말로 연기된 가운데 보장성강화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약 내년 건강보험료율을 동결한다면 문재인 케어 추진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다. 정부 보장성강화 지원과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책임져야 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입장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6일 열린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모습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열린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내년 건강보험 보험료 인상률을 결정하려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가입자 측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년 같은 건강보험료 인상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당초 복지부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보장성강화 정책 수행을 위해 3%대의 건강보험료 인상안을 원했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 공약인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추진하려면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2023년까지 보험료 인상률 연평균 3%이상을 주장해왔다.

실제로 복지부는 지난해 보험료율을 3.49%, 올해 보험료율은 3.2%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감염병 사태가 벌어지면서 가입자를 중심으로 올해 건강보험료 인상은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내년도 의료기관 살림살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내년도 요양급여비용(환산지수) 인상률도 가입자들의 요구가 반영돼 1.99%라는 의료계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로 결정됐다.

연도별 건강보험 재정현황(단위 : 억원, %, 자료제공 : 국민건강보험공단)
특히 요양급여비용 인상(1.99%)에 투입되는 9495억원마저도 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정부 국고지원금으로 해결하라는 부대조건이 달린 상황.

건정심에 참여한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일단 건강보험료 동결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가입자들의 반대가 확고하다"며 "일단 8월 건강보험 국고지원금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정부 예산안을 보고 난 후 내년 건강보험료율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국고지원금 규모에 따라 내년도 건강보험료율 동결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며 "건강보험 재정을 둘러싼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보장성강화 정책의 향방도 함께 결정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올해 문제없지만…" 내년 걱정하는 건보공단

이 가운데 건강보험 재정은 관할하는 건보공단도 보험료율 동결을 내부적으로는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직접적으로 닥친 올해 상반기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감염병 사태가 이대로 지속됐다가는 올해 하반기를 넘어 내년까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대구·경북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후 3개월분의 건강보험료를 경감하면서 약 9877억원의 재정지출 효과가 발생했다. 그 반대로 감염병으로 인해 국민들의 진료비 지출이 1조원 가까이 줄면서 결과적으로는 안정적인 재정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

건강보험 2019~2023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일산병원 제외, 단위 : 억원, %, 자료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
만약 내년 건강보험료 동결과 동시에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된다면 재정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건보공단 김덕수 기획이사는 최근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10월 이후까지 계속된다면 재정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2001년 재정 파탄이 발생했을 때에도 건강보험료를 6~8%까지 인상했었다. 만약 동결된다면 그 다음해 인상률 논의 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전했다.

의료계의 경우는 건보공단보다 한 발 더 앞서가 보장성강화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병원협회 임원은 "내년도 건강보험료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동결이 유력한 상황같다"며 "앞으로 심장초음파와 척추 MRI도 예정된 상황에서 매년 건강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이 정부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결이 현실화된다면 보장성강화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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