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비판하며 관련 논란에 맞대응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했다.
5일 대한의사협회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을 애도하면서도 해당 사고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지난달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A씨가 뇌동맥류 뇌출혈을 일으켜 색전술을 받았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았고, 당시 원내에 개두술이 가능한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엔 2명의 개두술 전문 신경외과 전문의가 있지만, 당시 해외학회·지방출장 등으로 부재 중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대한간호협회 및 노조와 정치권이 관련 문제 원인으로 의사 수 부족으로 지목하면서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의사 인력이 부족해 해당 간호사가 사망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각 의사단체들은 문제의 본질은 의사 수가 아닌 필수의료 붕괴에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지만, 정작 의협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의문이 나오던 상황이었다.
의협 역시 이번 사고의 원인이 필수의료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서 개두술이 가능한 의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성이 없으며 필수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의협은 동료 의료진의 죽음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우려해 관련 논란에 맞대응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필수의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협회 차원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아산병원 간호사 사고를 연관 짓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부나 정치권이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료계 관련 논의를 하도록 한 9.4 의정합의를 무시하고 의사 정원을 늘리려는 시도를 한다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이번 사고가 여러 요인이 고려돼야 하는 뇌출혈로 인한 것임에도, 단편적인 정보 만으로 추측이 난무하고 정치적인 결론이 내려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박 대변인은 "고인과 유족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 그러나 고인을 정치적이거나 특정 단체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행태엔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사건을 이유로 무작정 의사 인력을 늘리자는 결론을 내려선 안 된다. 지금 환경에서 의사 정원을 늘려도 누가 바이탈과로 지원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밤새 시술·수술하거나 대기해도 치료 결과에 따라 소송에 시달리거나 구속 당하는 필수의료에 대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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