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그룹이 경영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신사업 확장에서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약업계에서는 경영진 개편에 따라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부터 진입을 준비하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를 필두로 한미약품 그룹이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요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우선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창업주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의 지주사 지배력이 한층 강화된다.
한미사이언스 주총에는 송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의됐다. 송 회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는 이번에 신규 선임되는 박준석 부사장 2명 체제가 갖춰진다.
의사 출신인 박준석 부사장은 지주사 내 헬스케어 사업부문을 맡을 예정이다. 이전 한미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의료기기 분야를 맡아온 만큼 합병에 따라 기존 업무를 그대로 이어간다고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지주사의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이다. 29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29일 박재현 제조본부장(부사장), 서귀현 R&D센터장(부사장), 박명희 국내사업본부장(전무) 등 3명이 한미약품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동시에 이달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창업주의 차남 임종훈 사장의 재선임 안건이 부의되지 않았다. 29일 주총을 기점으로 임종훈 사장이 이사회에서 물러나게 되면 창업 2세 중 이사회에 남게 되는 인물은 장남 임종윤 사장 한 명이다.
이 가운데 제약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경영진 개편이 마무리됨에 따라 그동안 '유지' 수준에 머물렀던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최근 바이오의약품 개발 생산 역량을 토대로 대규모 CMO(위탁생산) 및 CDMO(위탁개발생산)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미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바이오신약 '롤베돈(한국명 롤론티스)'을 바이오플랜트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 현지에 공급 중이다.
여기에 최근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사업 진출 여부도 관심사다. 한미약품은 2021년 자체 출범시킨 '디지털헬스케어사업 TF'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신사업 진출을 저울질해왔다.
다른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주요 기기를 도입, 자사의 의약품과 연계해 영업‧마케팅을 펼치는 코프로모션 형태다.
이미 한미약품은 지난해 서울성모병원 김대진 교수(정신건강의학과)가 창업한 '디지털팜(가톨릭대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에 합작 투자를 단행,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 진출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디지털팜의 B2H 사업 전략 수립 및 의료기관 내 DTx 처방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영업을 한미약품으로 맡기로 한 것.
여기에 또 하나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분야인 웨어러블 심전도(Wearable ECG) 검사기 시장에 에이티센스와 협업해 의원급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에이티센스의 중국 진출 과정에서도 북경한미약품이 현지 영업‧마케팅도 함께 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디지털 헬스케어기업 대표는 "그동안 그룹의 경영진 개편에 따라 신사업 분야의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보단 현 수준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 있었다"며 "이번 주총을 통해 경영진 개편이 마무리된다면 그동안 미뤄져 왔던 신사업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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