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하는 임시대의원총회가 예고된 가운데, 의료계에서 관련 논의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비대위 대신 의협 집행부가 배수진의 각오로 투쟁에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26일 미래의료포럼은 개원의·봉직의 등 선배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함에도 그러지 않고 있고, 무능과 무기력함의 중심엔 대한의사협회가 있다고 저격했다.
포럼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로 인한 전공의와 의대생 사직·휴학이 6개월을 넘어가는 시점에 정부는 추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역시 적극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간호법 등 포퓰리즘 입법 양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의료현장은 빠르게 붕괴하고 있고 환자들은 고통받고 있지만, 정부는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 지금이라도 의협 집행부가 선두에 서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다.
미래의료포럼은 지난 2월 의협 이필수 전 회장이 사퇴한 이후, 새 의협 집행부의 적극적인 행보에 대한 많은 회원의 기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력한 투쟁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던 현 의협 집행부는 회원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많은 실망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많은 회원의 사직 전공의 실질적 지원 방안 마련을 요구에도, 아직도 일선 전공의들은 의협으로부터 이를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사직 전공의 지원뿐만 아니라 대정부·대국회 압박·협의에 있어서도 현 의협 집행부는 가시적 성과와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
오는 31일 의협 비대위를 구성하는 임총이 열리는 것과 관련해선, 현 집행부의 무능을 방관할 수는 없어 대의원회 중심 투쟁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이해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집행부 임기 중 구성되는 비대위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오히려 집행부와 반목해 내부적인 갈등만 드러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주 1회 정도만 회의하면서 인력·재정을 의협 집행부의 결제·협조를 받아 운영해야 하는 비대위가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했다.
이와 관련 미래의료포럼은 "일반적으로 비대위는 특정 단체 대표 사퇴나 탄핵 등 집행부가 업무를 제대로 유지할 수 없을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의협 집행부가 건재한 상황에선 원칙에 맞지 않다"며 "실효성도 불확실한 비대위를 지금같이 중차대한 시기에 구성한다면 회원들의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면피성 조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현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법은 대의원회가 의협 집행부를 향해 다시 한번 모든 것을 던질 각오로 배수의 진을 치고 적극적인 투쟁에 나설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라며 "그리고 이러한 주문을 받은 의협 집행부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의대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의 철회 및 간호법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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