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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병원 환자 쏠림 급증 지적에 의료진들 "구조적 붕괴" 우려

발행날짜: 2025-10-21 05:30:00

장종태 의원, 국감 통계 공개에 의료현장에선 악순환 주장
"환자 선택권이 응급의료 접근성 차단하는 역설" 지적

올해 국정감사에서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통계로 재차 확인됨에 따라 의료현장에서는 이것이 지역 응급의료 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서구갑)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서울 주요 5개 상급종합병원(빅5)의 진료 데이터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비수도권 환자 수는 2022년 71만 2848명에서 2024년 79만 7103명으로 2년 만에 8만 4000여 명(11.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 환자 증가율(4.7%)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의료 불균형이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감서 빅5병원 환자쏠림 지적에 지역 응급의료 의료진 사이에선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경제적 부담이다. 2024년 기준 비수도권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341만 원으로, 수도권 환자(225만 원)보다 116만 원(51.6%)이나 높았다. 여기에 교통비와 숙박비 등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지방 환자들의 실질적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장 의원은 "지역의 필수의료 기반이 붕괴되면 이러한 환자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지역 거점 병원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의료 인력을 균형적으로 배치하는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이 제시한 통계에 대해 지역 의료 현장에서는 "예상했던 상황"이라면서도 "문제는 이것이 응급의료 체계 붕괴로 직결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부산 지역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대형병원 쏠림의 핵심 문제를 설명했다. 환자가 병원에 진입하는 경로는 외래와 응급실 두 가지인데, 진료권 제도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지역 병원들이 외래 환자를 빠르게 잃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외래 수입이 줄어들면 훨씬 더 많은 자원 투입이 필요한 응급의료 부문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지역 환자들이 급하지 않을 때는 편하게 서울로 가다가, 정작 밤 늦은 시간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이미 지역 병원들이 응급의료 자원을 축소해 갈 곳이 없어지는 악순환을 지적했다.

응급의료의 특수성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응급실은 심장마비, 교통사고, 뇌출혈 같은 예측 불가능한 위급 상황에 24시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고정비 부담이 크다. 외래 수입이 줄어들면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 대비 자원 투입이 과도한 응급의료 부문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역 대학병원들은 외래 환자 감소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응급실 당직 인력을 줄이거나 야간·휴일 응급 진료를 축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지방의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것이 바로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응급실 뺑뺑이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급하지 않을 때 자기 편의를 위해 서울 대형병원으로 갔더니, 정작 급할 때 갈 병원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지역 응급의학 전문의들은 국민들이 이 구조적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무제한적인 환자 선택권이 결국 스스로의 응급의료 접근성을 차단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졌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적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들이 서울로 몰려 지역 병원이 무너지면, 결국 지역주민 스스로가 응급의료를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게 현장 의료진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지역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장 의원이 제시한 통계는 우리가 현장에서 체감하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며 "환자 선택권이 심해서 서울로 가는 것이 결국 지역민 스스로 응급의료를 못 받게 만든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선진국 사례를 참고한 해법을 내놨다. 선진국에서는 1차 진료, 동네병의원 의사의 판단을 거쳐 전원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전원을 보내는 의사와 받는 병원의 의사가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협의한 뒤 전원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병원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설명이다.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장 의원이 국감에서 제기한 문제는 단순한 의료 불균형을 넘어 국가 응급의료 체계 붕괴의 전조"라며 "대형병원 쏠림이 초래할 구조적 위험을 직시하고, 지역 의료와 응급 체계를 지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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