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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 '슈펙트 불성실공시' 다툰다...이의신청 소명

발행날짜: 2026-09-18 12:03:38

거래소, 2024년 정정사실·2025년 연장공시·2026년 계약해지 등 지적
일양약품 "공식 통지 전 계약 종료 아냐" 소명, 기한 내 이의신청서 제출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일양약품이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라도티닙)의 러시아 기술수출 계약 종료 과정에서 불거진 불성실공시 논란에 대해 이의신청을 통해 소명하기로 했다.

러시아 파트너사의 사업 중단 의사를 '언제 계약 변경' 또는 '해지 사유'로 판단해야 했는지, 이를 '어느 시점'에 시장에 알려야 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일양약품은 오는 21일 이의신청 마감일 전 슈펙트 러시아 기술수출 관련 내용을 소명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제약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10일 공급계약 공시와 관련해 일양약품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일양약품은 거래소가 지적한 3건 모두에 이의신청하기로 했다.

일양약품과 R-Pharm은 지난 2014년 슈펙트의 러시아 원료·완제품 공급 및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현지 허가 절차가 장기간 이어졌지만 실제 제품 공급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거래소가 문제 삼은 것은 모두 세 건이다. 2024년 러시아 파트너사가 보낸 프로젝트 종료 이메일과 2025년 계약 자동연장, 올해 비연장 통지 시점을 각각 공시 사유로 판단했다.

반면 일양약품은 담당자 간 이메일과 공식적인 계약 종료 통지는 구분해야 하며, 계약 조건상 실제 계약관계도 올해 9월 7일까지 유지됐다는 입장이다. 오는 21일 이의신청 마감 전 관련 서류를 제출해 모두 소명할 예정이다.

거래소가 첫 번째로 지적한 시점은 2024년 6월 19일이다. 당시 R-Pharm 담당자가 이메일로 슈펙트 프로젝트를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일양약품에 전달했다. 거래소는 이를 계약과 관련한 정정사실 발생으로 보고 올해 9월 9일에야 공시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일양약품은 해당 이메일이 R-Pharm 회사 명의의 공식적인 계약 종료 통지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실제 일양약품이 지난 9일 공시한 내용을 보면 당시 R-Pharm 담당자가 이메일로 프로젝트 종료 의사를 전달한 뒤에도 양사 담당자들은 올해 6월까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일양약품은 R-Pharm으로부터 계약 종료와 관련한 회사 명의의 공식 문서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두 번째 쟁점은 지난해 9월 계약기간 연장공시다.

슈펙트 러시아 계약의 기존 종료일은 2025년 9월 7일이었다. 계약서에는 '계약을 끝내려면 만료 6개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비연장 의사를 통지'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당시까지 양사 간 공식적인 비연장 통지가 없었고, 계약은 자동으로 1년 연장됐다. 일양약품은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계약 종료일을 변경(2026년 9월 7일)해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 과정에서 이뤄진 공시에 거짓 또는 중요사항 미기재가 있었다고 봤지만, 일양약품은 계약서상 조건에 따라 계약이 자동연장됐기 때문에 당시 연장공시가 계약관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지막 쟁점은 올해 3월이다.

일양약품은 R-Pharm의 사업 중단 의사 등을 고려해 계약을 추가 연장하지 않기로 하고 지난 3월 5일 회사 명의의 공식 비연장 공문을 발송했다. R-Pharm 담당자는 같은 달 19일 공문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거래소는 3월 19일을 계약 해지 사실이 발생한 시점으로 판단해 이를 9월 9일 공시한 것이 지연공시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지만 일양약품은 비연장 통지를 계약 해지 자체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계약 조건상 만료 6개월 전에 비연장 의사를 밝히더라도 이후 계약기간이 남아 있었고, 상대방의 이의 제기가 없어야 예정된 만료일에 계약이 끝나는 구조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양약품은 비연장 통지 이후 R-Pharm의 별도 이의 제기가 없자 계약 만료일인 9월 7일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판단했다. 같은 날 R-Pharm에 계약 종료 사실을 공식 문서로 보낸 뒤 9일 계약 해지 사실을 공시한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일양약품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에 "거래소가 지적한 3건 모두에 대해 이의신청할 예정이며 마감 전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이의신청과 소명 내용을 토대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부과 벌점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슈펙트 러시아 계약은 당초 145억2880만원 규모로 체결됐다. 계약금 300만달러와 마일스톤 1000만달러를 합친 금액이다. 일양약품이 실제 받은 계약금은 100만달러에 그쳤다.

러시아 품목허가 과정에서 현지 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임상시험이 요구됐지만, R-Pharm이 진행하지 않으면서 품목허가를 받지 못했고 실제 제품 공급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일양약품은 제품 공급 실적이 없는 만큼 이번 계약 종료에 따라 별도로 발생하는 재무적 손실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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