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펄스장 절제술(Pulsed Field Ablation, PFA)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의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차세대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불이 붙고 있다.
PFA 기기의 성능 경쟁을 넘어 잊혀져 가던 고주파 절제술(RF)을 하나로 묶은 이른바 '이중 에너지' 플랫폼이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에 맞춰 메드트로닉은 물론 존슨앤드존슨, 애보트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3파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18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애보트의 이중 에너지 카테터인 택티플렉스 듀오(TactiFlex Duo)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택티플렉스 듀오는 하나의 카테터에서 PFA와 RF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이중 에너지 플랫폼으로 전기생리학적 매핑시스템 엔사이트X(EnSite X)와 연동되며 접촉력 감지 기능과 PFA 병변 형성을 지원하는 PFA 인덱스(PFA Index)도 제공한다.
택티플렉스 듀오의 시장 진출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현재 부정맥, 그 중에서도 심방세동 치료에 있어 차세대 플랫폼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표준요법인 RF를 빠르게 밀어냈던 PFA에 이어 이제는 이중 에너지 카테터 시장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는 것.
실제로 메드트로닉이 스피어-9(Sphere-9) 카테터를 통해 가장 먼저 이 시장에 진입한데 이어 존슨앤존슨이 올해 7월 듀얼 에너지 써모쿨 스마트터치 SF(Dual Energy THERMOCOOL SMARTTOUCH SF)를 내놓으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여기에 애보트까지 택티플렉스 듀오를 통해 경쟁에 가세하면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을 주도하는 세 기업이 모두 이중 에너지 카테터를 차세대 먹거리로 써내든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불과 몇 년 전 PFA가 처음 시장에 등장했을 당시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PFA는 열이 아닌 매우 짧은 고전압 전기 펄스를 이용해 심근세포에 비가역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기존 RF와 비교해 주변 조직의 열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빠른 폐정맥 격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확대했다.
이 시장을 주도한 기기는 바로 보스턴사이언티픽의 파라펄스(FARAPULSE)다. 파라펄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빠르게 시장을 넓히며 심방세동 치료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자 메드트로닉이 펄스셀렉트(PulseSelect)를 내놓으며 곧바로 반격에 나섰으며 이어 애보트도 볼트(Volt)를 출시하며 PFA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경쟁의 초점은 PFA가 기존 RF를 얼마나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PFA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전장은 다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발작성 심방세동의 폐정맥 격리(PVI)에서는 빠르게 넓은 영역을 절제할 수 있는 PFA의 장점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속성 심방세동이나 재발환자에서는 폐정맥 밖의 추가 병변을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해부학적 위치나 조직 특성에 따라 보다 정밀한 절제가 필요한 상황도 존재한다. 결국 PFA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모든 부정맥을 하나의 에너지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이 PFA로 RF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두 에너지를 하나의 카테터 안에 넣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필요한 병변은 PFA로 빠르게 절제하고 상황에 따라 RF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이다.
일단 먼저 이 시장을 선점한 곳은 메드트로닉이다. 메드트로닉은 FDA로부터 스피어-9 카테터에 대한 승인을 받으며 이중 에너지 시장에 진입했다.
스피어-9은 하나의 카테터로 고밀도 전기 생리 매핑과 PFA, RF 절제를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으로 기존에 매핑과 절제를 위해 각각의 카테터를 사용했던 과정을 하나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적용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메드트로닉은 올해 유럽에서 스피어-9의 심실성 부정맥 적응증까지 확대하며 심방세동을 넘어 보다 복잡한 부정맥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메드트로닉에 이어 두번째로 시장에 진입한 존슨앤존슨은 과거 RF 시장에서 키웠던 지배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존슨앤존슨의 듀얼 에너지 써모쿨 스마트터치 SF 플랫폼 또한 하나의 카테터에서 PFA와 RF를 전환하는 기기다.
후발주자인 존슨앤존슨이 내세운 경쟁력은 이미 사용중인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써모쿨 스마트터치 SF는 접촉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RF 절제를 시행하는 존슨앤존슨의 스테디셀러로 미국에서만 이미 100만명 이상의 환자에게 사용됐다.
이에 따라 존슨앤존슨은 써모쿨 스마트터치 SF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여기에 PFA를 얹는 방식을 택했다. 새로운 PFA 플랫폼으로 의료진을 이동시키기보다 이미 익숙한 RF 생태계에 PFA만 추가해 기존 설치 기반과 의료진의 경험을 유지시킨 셈이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들은 이중 에너지 카테터를 활용해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결국 플랫폼을 구축하는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판단에서다.
메드트로닉이 전기 생리 매핑시스템 어페라와 스피어-9의 통합 운영을 강조하고 애보트 또한 엔사이트X 등 매핑 시스템을 택티플렉스 듀오와 밀접하게 묶고 있는 이유다.
국내 A대학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미 심방세동 치료는 PFA로 대세가 굳어졌다"며 "애보트가 내놓은 임상 결과만 봐도 대부분의 시술은 PFA로 이뤄졌고 RF는 극소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PFA와 RF가 공존해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 이중 에너지 카테터 개발 기업들이 해야할 과제"라며 "실제 임상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증명하지 못하면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