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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난국, 정부·의료계 방관만 할 것인가"

이창진
발행날짜: 2007-05-10 06:15:36

개원가 "외과는 죽었다"...수련개선 등 내부노력 시급

[특별기획]침체된 외과, 국민생명 불안하다

외과 전공의 기피현상이 급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다. 미래를 생각하는 의대생과 전공의 등 젊은층에서 외과는 더 이상 필수 진료과가 아니다. 진료과 중 꿈의 성전으로 불리던 외과의 명성은 ‘전공의 모시기’라는 말로 퇴색돼 암울한 고행을 지속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외과의사의 의술도 열악한 수가체계속에 힘겹게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대학병원과 개원가, 복지부 등의 현장 목소리를 통해 인공호흡기에 매달린 외과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위기극복의 타개책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게재 순서---------
①대학병원 수술현장에 가다.
②개원가 생존 비법은 없다.
③수가개선 만병통치약 아니다.
④정부·의료계 결단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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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미달사태로 인해 조선대병원 등 수련병원이 외과학회로 보낸 전공의 연장모집 요청 공문.
한국 의료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고급 의료인력인 전문의에 대한 과다 배출이다.

외과 문제의 정점에 위치한 의료인력 부분도 전문의 수급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일반의와 가정의로 구성된 선진국 의료체계와는 달리 의사군의 90% 이상이 전문의로 탈바꿈되는 전문직의 최상 코스를 구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여기에는 의사군의 의학 지식에 관한한 ‘세계 최고’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전문의가 되기까지 의사들이 감수해야 할 시간과 노력이 바람직하지 않게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전문의 전단계인 수련과정 중 최악의 난코스로 불리는 외과 전공의들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초스피드 노동의 연속에서 환자의 사선을 넘나드는 힘든 일과를 보내고 있다.

외과 의사들은 전공의 시절을 회상하면서 생명을 다투는 다양한 수술군과 밀려드는 응급환자들로 인해 멱살잡이나 욕 안먹고 하루를 보내기만 해도 ‘감사하다’는 말을 자신도 모르게 되뇌였다는 것.

외과학회 홍보위원장인 노승무 교수(충남대병원)는 “낮은 수가로 인해 전문의가 된 후에 대학병원급에 취업을 하지 못해 개원하면 수련의 과정에서 배운 지식이 거의 사장된다”며 “이로 인해 외과 개원가에서도 ‘외과만 빼고 나머지는 다 본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노승무 교수는 “외과 뿐 아니라 전문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은 국가 차원의 낭비”라고 지적하고 “엄격하게 수련된 가정의나 일반의와 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질환을 전문의에게 보내는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며 전문의로 일관된 의료제도의 모순을 꼬집었다.

위기를 맞은 외과의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외과학회는 먼저,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환자 생명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외과의사들의 모습.
좁아지는 외과 영역...대국민 홍보 필요


A 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수가 문제를 차지하더라도 의료계 내부에서 일고 있는 내분비계와 유방암 등에 대한 타 진료과의 영역확대로 가뜩이나 힘들어진 외과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며 “국민에게도 외과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식시켜 잘못 알려진 의료의 기틀을 재정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대병원 노승무 교수는 “외과를 위한 길은 국민의료를 좀 더 개선시키는 것과 같다”고 전제하고 “정부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합쳐 외과의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며 의료계 내부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힘들고 열악한 수련과정인 외과 전공의에 대한 묘책은 있을까.

C 대학병원 외과 과장은 “전공의를 모셔간다는 말도 있지만 인턴 때 ‘할 일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편하게 하는 방식을 취해 전공의 수를 간신히 맞추고 있다”며 “여학생의 증가로 외과 전공의 중 여성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수련과정에 대한 교수진의 꼼꼼한 배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현재와 같은 진료과별 수련과정이 아니라 외과와 신경외과, 성형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 외과부를 통합운영하는 방안도 좋을 듯싶다”고 말하고 “예를 들어, 외과 수련 2년차에 비뇨기과를 선택해 비뇨기과 전문의가 되고 4년차를 마친 후에도 흉부외과 과정을 선택하면 흉부외과 전문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라며 특정과가 지닌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련과정의 개선책을 제시했다.

복지부 보험급여기획팀 박인석 팀장도 “외과의 개선책 마련을 위해 상대가치점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며 “다만, 기피과목이라는 문제를 수가조정에만 국한하지 말고 의료계 내부에서 다른 정책적 대안을 종합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학병원 교수가 아니면 외과의사의 생활은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1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고 있는 외과 봉직의 경우에도, 발령된 지 4년차 이상부터 진료수입에 몰두하는 경영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외과 수술은 한 명의 교수가 아닌 전공의 등 다수로 구성된 수술팀으로 운영된다.
"경제타산보다 가치추구 우선“


유방암 전문 ‘유&미 외과’ 김진효 원장은 “pay-doctor를 하고 있는 동료와 후배를 보면 몇 년 지나지 않아 급여부담을 줄이고 최상의 진료효과를 지닌 젊은 의사를 선호하는 경영진으로 인해 결국 어쩔 수 없이 개원이라는 허허벌판으로 나서고 있다”며 “정신없던 전공의 생활과 눈치에 떠밀린 봉직의 생활로 개원을 하더라도 실력과 경영마인드로 승부하는 외과의원이 많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노승무 교수는 “외과학회 내부에서도 현 문제의 해결점을 찾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부 주도의 체제하에서 한계가 너무나 분명하다”고 말하고 “대책마련을 위해 이사회를 비롯하여 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논의하나 학회만의 말잔치로 끝나고 있다”며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학회 움직임을 개탄했다.

외과학회를 대표해 노승무 교수는 “외과의 위기를 내부의 영역싸움으로 비추지 말고 의료계가 전문가 집단으로서 상생을 위한 협조 등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현재의 상태를 방치하면 10년쯤 국민의료에 수습하기 어려운 의료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노승무 교수는 “외과를 꿈꾸고 희망하는 젊은층에게 조그마한 욕심이나 경제적인 이해타산을 하기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이뤄나가는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고 언급하고 “세상일은 본인의 희망하는 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변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가치추구”라며 홍보위원장으로서, 인생선배로서 진심이 담긴 인생철학을 피력했다.

외과의 위기로 불리는 현 상황은 비단 외과 하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외과와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외과계 계열 진료과가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추락의 낭떠러지로 조금씩 조금씩 밀려가고 있다.

문제는 이렇다할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정부도 비판받아 마땅하나 외과계의 위험을 지켜만 보고 있는 동료 의사들의 방관자적인 자세도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이다.


(취재후기:외과의 문제점을 기획하면서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수가문제로 귀결되는 단순 취재보다 각 직역별 내면의 고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대학병원과 개원가, 복지부의 개별 인터뷰라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 이번 취재를 위해 수술방을 허락한 서울대병원 양한광 교수·김종성 수술부장 및 개원가의 숨가쁜 현실을 가감없이 피력한 유&미 외과 김진효 원장, 욕먹을 걸 감수하고 인터뷰에 응해준 복지부 보험급여기획팀 박인석 팀장 그리고 외과학회를 대표해 기획기사 작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충남대병원 노승무 교수 등 많은 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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