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직능단체, 시민단체가 3자 연대포럼을 열고 그 동안 점철된 대립과 갈등을 접고 21세기 보건정책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실추된 국민 신뢰회복을 위한 대국민 선언문을 채택한다고 한다. 요즘과 같은 갈등 유발 시대에 화합을 위한 포럼을 한다고 하니 정말 좋아 보인다.
하지만 '대국민 신뢰회복을 위한 선언문'의 내용 중 '우리는 각 기관과 단체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라는 내용이 제일 먼저 적혀 있다. 이 내용을 보는 순간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독재 시절에 특정 사람들을 불러 모아 스스로 결정한 것처럼 대국민 선언을 하게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국민의 이익이 최우선 시 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일까?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시 한다면 공무원을 비롯한 각종 관료의 월급을 최저 생활비로 낮추어야 하지 않을까?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노동쟁의는 없어져야 마땅할 것이고 사용자는 모든 이익을 국민 앞에 내 놓아야 되지 않을까? 전체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는 개인의 이익은 무시되고 개인의 자유는 포기되어야 하는 것일까?
국민의 이익이 우선 시 되어 개인의 자결권이 유린되게 될 경우 이것을 '독재'라고 표현하지 않고 '이타적'이라고 스스로를 정당화할지는 모르겠지만 칸트는 그로 인한 '개인의 자유 상실은 어떤 물질적 이득으로도 보상될 수 없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또 그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타인들과 공동체를 구성하지만 자신의 행복에 대한 결정권을 국가에 양도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또 매닝은 '자유주의자들에게 외적 강제가 바람직하지 못한 까닭은 사회의 동기화 힘이나 사회적 개혁의 에너지는 개인 정신의 자발성과 해방된 의지력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의 이익을 앞장 세워 개인의 해방된 의지력을 막는다면 이는 결코 자유가 아니며 국민의 행정을 담당하는 관료들에 의한 관료화의 문제점만 나타나서 진정한 개혁의 에너지가 사라질 것이다.
전체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의 모든 활동은 국가나 민족 전체의 존립·발전을 위해 바쳐져야 한다는 이념 아래, 국민의 자유(自由)를 억압·통제하는 사상 및 체제. [나치즘·파시즘 따위.]'이다.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 시 한다는 것이 '전체주의적' 성향과 비슷하지는 않는가?
본인은 선언문을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 시 한다는 내용보다는 '정의로운 합의'라는 내용으로 절차 민주주의의 합의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의 나시즘, 이탈리아의 파시즘은 개인의 자유를 무시한 결과이다. 우리의 의료체계가 전체주의를 향할 수는 없다. 고통스러울지라도 정의로운 합의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갈등 화합을 위한 포럼'이 그 이름처럼 되기 위해서는 의료정책을 열린 마당 안에서 만들어야 할 것이며 '특정한 그룹 사람들'만으로 만든 의료정책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포장해서는 안될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국가교육문제로 1만회이상의 국민 대토론회를 벌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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