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최근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에 사용되는 약제가 점차 다양해 지고 있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제가 나왔지만 여전히 치료제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이는 반응 소실 등에 따라 다양한 약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교차 투여의 한계가 더해지면서 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제를 쓰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오 교수를 만나 염증성 장질환 치료 환경의 변화와 함께 현장에서 체감하는 개선 방향성을 들어봤다.
김태오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과 관련해서는 치료제가 많이 나왔음에도 나여전히 치료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약을 오랜 기간 쓸수 없는 경우가 많은 만큼 많은 약제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는 다른 약제와 달리 아직 완벽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라며 "사실 환자마다 차이가 있어 1년을 쓰고 10년을 쓰는 환자들도 있지만 반응 소실로 인해 한가지 약을 몇 개월도 못 쓰는 경우도 있는데 약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염증성 장질환 치료는 최근 몇 년간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등의 등장으로 많은 약제와 새로운 접근법이 생겼다.
하지만 환자의 개별 상태, 약효·부작용 발현 상황이나 선호도에 따라 다양한 약제가 필요함에도 급여 정책상 계열 약제 간 교차 투여가 어렵고, 평가 기간이 필요해 새로운 약으로의 변경 역시 쉽지 않다.
이에 김태오 교수는 다양한 약제를 정말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판단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실제로는 반응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약 50% 정도는 반응이 없는 경우도 생긴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보험 등의 문제로 3개월 뒤에 평가를 한다고 하면, 약이 반응이 없어도 그 3개월간 이 약을 쓸 수밖에 없어 환자는 괴로울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중요한 부분은 한가지 약을 써서 다 소모해버리면 다음 약으로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며 "현재 일부는 한번 더 쓸수 있지만 여전히 교차 투여나 기존에 사용한 약을 다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어 실제 약을 선택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다양하게 늘어난 JAK 억제제의 경우에도 각기 다른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교차 투여가 안되는 만큼 약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김 교수는 이어 "사실 JAK 억제제 같은 경우 항체가 생기지 않아 반응 소실에 대한 우려가 적은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교차 투여 등의 고려 사항이 많은 만큼 젊은 환자들에게도 이를 먼저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약마다 차이가 있는데 안전성에 중점을 둔 약과 강한 효과에 중점을 둔 약이 있다면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강한 효과를 가진 약을 남겨 둘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결국 다양한 약제가 나와도 최후를 생각하다 보니 실제 처방할 수 있는 약은 적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최근 류마티스 관절염 등 교차 투여가 확대되는 만큼 염증성 장질환 등에서도 더 약제의 선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김 교수는 "사실 환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약제가 있는 것이 좋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처방 단계에서 여러 고민이 생겨 그 선택지가 한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상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개별 상황이나 여건이 달라 임상 데이터만으로 약을 쓸 수 없는데 현재는 보험 등에 따라 개별 환자의 상황에 맞게 약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이라며 "결국 환자를 위해서는 더 자유롭게 다양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보험 재정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치료에 대한 부분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며 "이런 선택지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내고 또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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