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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기 칼럼]"저편의 골대와 3개의 시그널"(121편)

백진기 한독 대표
발행날짜: 2024-12-30 05:00:00

회사에서 연하장을 고르라고 앨범을 건내 준다

내년 달력이 나왔다.

건물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한다.

이 세가지 시그널이 갈 길을 멈추게 한다

6학년(60세)이상만 간혹 연하장을 돌린다

그 자리를 카톡 문자폭탄이 대신한다.

달력은 필요 없다 핸폰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달력은 달력이 아니라 명화감상용으로 빈 벽을 채운다.

크리스마스 트리만 그 모습이 유지되고 더 화려해졌다.

어쨌든 이 시그널들은 행군을 하고 있는 나를 향해

“제자리 서’란 구령으로 들린다.

그 구령에 앞으로만 걷고 달리던 걸음을 멈춘다.

자연스럽게 주위를 본다.

뒤도 돌아보게 된다.

몸은 여전히 앞으로 가지만 머리속은 복잡해진다.

한햇동안 나는 잘 걸어왔나?

고교시절 우리학교 운동장은 강원도에서 제일 컷 던 것 같았다.

번듯한 공설운동장 하나 없을 때 도민체전까지 했다.

그때 무슨 바람이 불어 눈 쌓인 운동장을 걸었는지 기억은 없다.

이쪽 축구골대에서 저쪽 골대까지 똑바로 걸어봤다.

하프라인 선상에서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내 딴에는 똑바로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발자국은 삐뚤빼뚤이었다.

그래도 저쪽 골대를 바라보고 걸으니 골대에 골인했다.

팀장이 된 다음, 어떤 교육에서 ‘눈 발자국’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한서 남궁억선생님의 일화였다.

남궁억선생님(1863년 12월 27일 ~ 1939년 4월 5일)은

대한제국 조선 황조 말기의 교육자, 계몽운동가이며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교육가, , 시인, 저술가, 작사가, 작곡가, 언론인이다.

이 엄청나고 다양한 경력을 가지신 분이 말년에 홍천군 고향으로 낙향하여

학교(현 한서중학교 한서초등학교 등)도 세우고 무궁화도 전파하였다.

강의 기억을 더듬으면 이렇다

연희전문(현 연세대)에서 당대 최고의 지식인 남궁억선생님에게 졸업축사를 부탁했다.

“….졸업축사를 하기 위해 새벽에 길을 나셨다.

(당시는 걸어서 홍천 모곡리에서 신촌까지 가셨다고 했다)

전날 눈이 내려 어디가 길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

조심하여 걸었다. 그러다가 고랑에 빠지고 물구덩이에도 빠졌다.

그때마다 그냥 앞으로 가지 않고 선명하게 구덩이를 돌아가는 발자국을 남겼다.

뒤에 오는 사람이 나처럼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연희전문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모두 이 사회의 지도자들이다.

각계각층에 진출해 뚜렸한 발자국을 남기고

고랑이나 물구덩이가 있으면 돌아가는 발자국도 선명하게 남겨야 한다…”

이 축사가 연세춘추에서 뽑은 최고의 졸업축사로 기록되어 있다고 소개받았다.

이 이야기가 ‘고등시절 눈 발자국’과 만났다.

“그래 맞아 리더라면 이렇게 해야돼”란 지혜가 되었다.

문헌을 찾아보니 남궁억선생님도 서산대사나 이양연의 말을 인용한 것이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좌우명으로 삼고 애송했던 시로 더 유명하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蹟 遂作後人程

(답설야중거 불수호난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눈이 엄청나게 내린 요즘,

리더로서는 ‘눈길위의 발자국들’이 오버랩된다.

한햇동안 나는 리더로서 잘 걸어왔나?

돌이켜보면 여전히 ‘삐뚤빼뚤’이다

한햇동안 내 자신은 잘 걸어왔나?

돌이켜보면 여전히 ‘삐뚤빼뚤’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제자리 서”란 구령으로 들리는 3개의 시그널 때문에

의도적으로 주위를 살필 수 있고, 지나온 발자국을 되돌아 볼 수 있다.

또 저편에서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골대가 있고

삐뚤빼둘 가더라도 길게 가면 골문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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