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i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악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10% 안팎이 COPD를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는 만큼 항당뇨병 약제 선택에 있어 COPD 위험도 저감은 또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 에이빅 레이 등 연구진이 진행한 COPD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강하제 투약과 COPD 악화 위험 변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Internal Medicine에 10일 게재됐다(doi:10.1001/jamainternmed.2024.7811).

당뇨병 약제로 널리 사용되는 SGLT-2i와 GLP-1 RA, DPP-4i는 최근 연구에서 심혈관계 보호 효과를 비롯해 다양한 부가적인 임상적 혜택을 제공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제2형 당뇨병과 COPD의 경우 흡연, 비만, 신체 활동 부족, 만성 염증 등이 두 질환의 공통된 위험 요인으로 교집합 요소가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

실제로 SGLT-2i와 GLP-1 RA가 COPD 환자의 임상 경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 주목받으면서 연구진은 해당 약제들과 COPD 악화 위험과 어떻게 연관성 살피는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내 보험 청구 데이터를 활용해 세 개의 1:1 성향점수 매칭 코호트를 구성, ▲SGLT-2i 대 DPP-4i ▲GLP-1 RA 대 DPP-4i ▲SGLT-2i 대 GLP-1 RA를 비교했다.

연구 대상자는 40세 이상 제2형 당뇨병과 COPD를 동시에 진단받고, SGLT-2i, GLP-1 RA, 또는 DPP-4i 치료를 새롭게 시작한 환자들이었다.

총 2만 7991명(SGLT-2i 대 DPP-4i), 3만 2107명(GLP-1 RA 대 DPP-4i), 3만 6218명(SGLT-2i 대 GLP-1 RA)이 연구에 포함되었으며,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약 70세였다.

평균 145일의 추적 기간 동안 COPD 악화(경증 또는 중증)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SGLT-2i 투약군에서 DPP-4i 대비 COPD 악화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다(9.26 대 11.4 per 100 인년, HR 0.81).

GLP-1 RA 대 DPP-4i 비교에서도 GLP-1 RA 투여군에서 COPD 악화 위험 감소가 관찰됐다(9.89 대 11.49 per 100 인년, HR 0.86).

SGLT-2i과 GLP-1 RA 두 그룹 간의 COPD 위험 감소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SGLT-2i 투여군에서 경미한 위험 감소 경향이 있었다(9.47 대 10.00 per 100 인년, HR 0.94).

연구 결과는 다양한 민감도 분석과 하위 그룹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이번 연구는 SGLT-2i와 GLP-1 RA가 COPD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서 DPP-4i보다 낮은 COPD 악화 위험과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당뇨병 치료제 선택 시 기존의 혈당 조절 효과뿐만 아니라, 호흡기 건강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 것.

연구진은 "이번 비교 효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SGLT-2i와 GLP-1 RA는 제2형 당뇨병과 COPD 동반 환자에서 DPP-4i에 비해 중등도 또는 중증 COPD 악화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해당 환자들의 혈당 강하제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