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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확대 속도내는 키트루다…예상외 암초 만나나

발행날짜: 2025-02-28 05:30:00

심평원 암질심, HER2 음성 위암 기준 'CPS 10' 단서 달아
경쟁 치료제 '옵디보' 기준과 대조적…미충족 수요 남아

2년 가까이 급여 확대에 속도를 내지 못하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본격적으로 질풍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적응증 중에서 'HER2 음성 위암'에 설정된 급여 기준에 경쟁 제품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면서 예상외 암초를 만나는 모습이다.

한국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제품사진.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는 심의에 올려진 17개 키트루다 적응증 중 11개에 대해 급여 기준을 설정했다.

암질심을 통과한 적응증을 살펴보면,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 ▲HER2 음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 ▲식도암 ▲자궁내막암 ▲직결장암 ▲재발성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 ▲자궁경부암 ▲삼중음성유방암 ▲소장암 ▲담도암 등이다.

반면, 나머지 ▲비근침습성 방광암 ▲신세포암 수술 후 보조요법 ▲ MSI-H 또는 dMMR 전이성 난소암 ▲MSI-H 또는 dMMR 전이성 췌장암 등을 포함한 6개 적응증은 상정되지 않았다.

이로써 11개 적응증은 향후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본격적인 급여 적정성을 따지게 됐다.

여섯 번째 도전 만에 암질심을 통과한 것인데, 임상현장과 제약업계에서는 'CPS 10'이라는 조건이 붙은 HER2 음성 적응증에 관심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암질심은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음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에서의 1차 치료로서 플루오로피리미딘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에 대해 급여 기준 설정하면서 'CPS 10' 이상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급여확대 과정에서 'CPS 10' 이상인 환자에서만 필요성이 있다고 기준안을 제시한 것. 여기서 CPS 기준은 암조직 내에 있는 암세포와 면역세포에 발현된 PD-L1의 수를 나타내는 복합양성점수(Combined Positive Score)를 의미한다.

주목되는 것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의 대다수가 'HER2 음성 환자'라는 점과 함께 해당 시장과 경쟁하며 먼저 급여 적용된 옵디보(니볼루맙, 오노약품공업)의 급여기준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옵디보에 설정된 급여기준은 PD-L1 'CPS 5' 이상 환자다.

즉 키트루다가 향후 약평위까지 통과해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 급여 확대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옵디보보다 처방 영역이 더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PD-L1 ‘CPS 5’ 미만인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존재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동안 MSD도 옵디보가 PD-L1 'CPS 5' 이상 환자가 급여를 적용 받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적극적으로 'CPS 5' 이하 환자들에 대한 미충족 수요 해결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옵디보가 먼저 급여를 적용한 만큼 후발주자로서 틈새시장을 노렸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키트루다는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서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항암화학요법 대비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한 바 있다.

KEYNOTE-859 임상 결과, 중앙추적 관찰기간 31개월 시점에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의 OS 중앙값은 12.9개월로,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의 11.5개월 대비 높았으며, 사망 위험을 22% 감소시켰다.

이에 따라 암질심에서도 키트루다 급여확대 논의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사항으로 논의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결국 HER2 음성 위암에서 'CPS 10' 이상이라는 단서가 붙으면서 제약사와 의료진 모두 아쉬움이 남게 됐다.

암질심 위원인 한 상급종합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의 대다수는 HER2 음성 환자로, 이들은 일반적으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이 사용됐다"며 "하지만 옵디보와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가 되면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회의에서 CPS 10이라는 조건이 붙으면서 키트루다가 급여기준 설정에 성공했지만 아쉬움이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급여로 적용 중인 옵디보가 CPS 5 이상 환자로 설정됐기 때문"이라며 "사실 암질심을 통과한 11개 적응증 중 위암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CPS 1'로 할 것인지, 'CPS 10'로 결정한 것인지 긴 논의 끝에 결국 후자로 결정됐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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