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차등수가제 폐지 방안에 의사협회를 제외한 시민단체와 공익위원 모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상정 안건별 참석 위원들의 발언 내용을 담은 전차 회의결과를 보고했다.
전차 건정심 회의는 4월 30일 응급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응급의료 수가개선(의결안건), 장기입원 입원료 본인부담 인상 추진경과 및 보완(보고안건), 의원급 진찰료 차등제 개편 방향 검토(보고안건), 보험의약품 사용량-약가 연동제 환급제 도입(보고안건) 등으로 진행했다.
회의결과 보고 자료에 따르면, 의원급 진찰료 차등제(차등수가제) 개편 논의 과정에서 건정심 위원 간 입장차에 따른 격론이 벌어졌다.
복지부는 이날 수가 차감 형태의 차등제를 폐지하는 대신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평균 진찰횟수 등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공개하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가입자단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위원은 "차등수가제 효과에 대한 근거 없이 당장 폐지는 문제이며 충분한 적정진료 시간 확보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과별 편중문제 해소 등에 효과 있다. 현 제도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소비자단체도 "제도 폐지에 반대하며, 지금 상대가치 점수에 맞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익위원도 거들었다.
한 공익위원은 "현 차등수가제를 유지하는 것에 무리가 없다"면서 복지부 제도 폐지방안을 일축했다.
건정심 위원 중 의사협회 측 위원만 제도 폐지에 찬성 입장을 주장했다.
의협 위원은 "차등수가제 폐지를 찬성한다. 양질의 진료에 대한 대안은 별도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진찰횟수 공개와 연계하는 방안에 선을 그었다.
격론이 지속되자 심평원이 중재에 나섰다.
심평원 위원은 상대가치수가개편기획단에서 적정진료 보장방안을 만들고, 다시 건정심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차등수가제 폐지 관련 복지부 발언 내용은 보고 자료에 없었다.
장기입원료 본인부담 인상 방안도 입장 차가 뚜렷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위원들은 안건에 반대하며 불필요한 장기입원 제한 방안을 보완해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익위원도 저소득층 입장을 반영해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의협과 병협은 의사와 환자의 상충된 입장 등을 고려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비합리적 제도는 조금씩 개선해야 한다고 단계적 인상방안을, 기재부 위원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장기입원 환자의 본인부담 인상에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토종신약 약가인하 유예방안 역시 가입자와 공급자의 입장이 상반됐다.
복지부는 글로벌 진출 국내 개발 신약의 경우, 환급 조건으로 약가인하를 최대 3년 이내 유예하는 사용량-약가 연동제 환급제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양대 노총 위원들은 "리펀드 제도로 제약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본인부담금 설명 보완이 필요하다"고 반대했다.
제약협회 위원은 국내 개발 약제는 해외진출 등 산업적 측면을 고려해 달라며 가입자 측에 협조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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