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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투병간증 동영상, 의료광고 사각지대"

박양명
발행날짜: 2016-06-08 11:56:31

환자권리포럼 "감시감독 없는 현실…부작용 사례 적극 수집해야"

# 조그마한 체구와는 다르게 힘든 항암을 오랜기간 버텨오신 000님이 저희는 자랑스럽습니다. 항암 후 목소리가 안나올 정도로 힘들어하시는 모습이시지만, 그래도 빠르게 기력을 회복해 가시는 모습을 보며, 큰 희망을 찾습니다.

S한방병원이 췌장암 폐전이 환자를 인터뷰한 동영상을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등에 게시하며 나와 있는 소개글이다.

환자의 투병 간증이나 인터뷰 동영상을 이용한 의료광고가 성행하고 있지만 감시감독이 없는 상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 환자권리옴부즈만은 8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제1회 환자권리포럼을 열고 투병 간증 인터뷰 동영상을 이용한 의료광고의 문제점을 주제로 다뤘다.

한국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는 "투병 간증/인터뷰 동영상 의료광고는 적은 비용으로 큰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특히 말기 암 등과 같이 생명과 직결된 질환의 환자나 가족에게는 치료 효과에 대한 신뢰까지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투병간증/인터뷰 동영상을 이용한 의료광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완치사례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했지만 의료법이 금지하는 의료광고에 해당할 수 있어 최근에는 '호전사례', '치료사례'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동영상 광고가 의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우려가 나오자 동영상을 클릭하면 '의료법상 치료하례는 로그인 후 볼 수 있다'는 식으로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있기도 하다.

안 대표는 "동영상 광고는 간증이나 인터뷰 당시에는 치료가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후 질환이 악화되거나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당 환자 치료경과 확인이 특히 중요하다"며 "이와 관련한 어떤 절차나 감독도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병원이나 한의원이 처음부터 홍보나 광고를 위한 목적으로 상호, 연락처, 홈페이지 주소 등을 동영상에 자막이나 이미지로 삽입했다면 의료법 제56조 및 의료법시행령 제23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간증 형태의 광고는 의료광고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상업적 행위들이 환자나 국민에게 비용을 낭비하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잘못된 치료를 선택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나쁜 결과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광고에 대한 규제도 정교하고 세부적인 게 필요하다"며 "간증광고 뿐만 아니라 쇼닥터 등 전문가의 이름을 빌린 상업적 광고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간증 형태의 동영상 광고에 대해 정부가 행정편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상일 교수는 "간증 동영상을 위법이라고 단정하는 순간 정부입장에서는 행정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매우 늘어난다"며 "그 부담을 피하는 방법은 위법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두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간증 형식의 의료광고 문제를 정치적 의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광고로 인한 피해 및 부작용 사례를 더 적극적으로 수집해 사회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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