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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박멸 위해 팔걷어부친 타과 교수들..."짐덜겠다"

발행날짜: 2020-03-02 05:45:56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 진료일정표 바꿔 선별진료소 근무
"기꺼이 동참" 비임상 진단검사·병리과 교수까지 순번 참여

"감염내과와 호흡기내과 교수님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 이제 우리도 짐을 나눠지겠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감염병 전문가 이외 타 진료과목 의료진까지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28일 병원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면서 일선 대학병원마다 기존 응급실 단계 이전의 선별진료소 이외 별도의 외래 선별진료소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의료진이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지역사회 내 감염이 확산되면서 외래 내원하는 환자 중 의심환자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문제는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등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미 풀가동 중으로 한계에 달한 상황. 그러자 타과 교수들이 팔을 걷어부쳤다. 영상의학과 등 평소 환자진료에 나서지 않았던 교수부터 심지어 병리과까지 일손을 보태기 시작한 것.

정년을 코앞에 앞둔 충남대병원 원로 교수는 "나이는 많지만 선별진료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코로나19사태에 나이는 물론이고 진료과목을 가리지 않고 선별진료소 인력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이지만 당장 3월부터 선별진료소에서 문진을 통해 환자를 선별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며 "병원 내 전문의이라면 누구라도 순번제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도 외래 이전 단계에서 선별진료소를 별도로 가동, 전체 진료과목 의료진이 참여하고 있다.

선별진료소는 크게 2가지 단계로 구분해 내과계 전문의들은 환자 문진을 거쳐 검사여부를 판단하고 검체채취팀은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전문의가 검체채취 역할을 맡는다.

아주대병원 과장급 교수는 "지난주까지만해도 선별진료소가 한산했는데 오늘(28일) 오후 5시간 근무하는 내내 자리를 뜰 수 없을 정도로 환자가 많았다"며 "상당수는 불안감에 찾은 환자였지만 지난주 대비 양상이 크게 바뀐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양산부산대병원도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의료진이 번 아웃을 우려해 동료 의료진들이 진료 일정표를 변경해 짐을 나눠질 예정이다.

양산부산대병원 한 교수는 "진료과 내에서 가장 고령이지만 오늘(토요일)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12시간동안 검체채취팀으로 당직근무를 시작한다"며 "병원 전체 교수가 선별진료소 근무에 참여할 예정이다. 힘든 시기에 기꺼이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고대안암병원 한 보직자는 "지금은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쳐가는 상황으로 쉽지 않지만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서로 협조하고 힘을 모아 이 국면을 함께 뚫고 가야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은 "의료현장의 의사 외 간호사까지 의료인력 피료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야전병원과 다를 바 없는 자세로 위기를 잘 넘겨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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