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선배도 후배도 "의사 수 확대 정책 당장 중단하라" "병원장, 후배들 앞길에 재뿌리지 말라" 비판도 나와
젊은의사들이 다시 한 번 거리로 나왔다. 이번에는 개원의도 가세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를 비롯해 전국 4개 지역에서 '제1차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를 열었다. 한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행사에는 수천명의 의사 및 의대생이 집결했다.
의협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첩약 급여화, 원격의료 반대를 4대악 의료정책으로 규제하고 철회를 주장했다. 이 중에서도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은 전 직역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안.
최대집 회장은 "더 이상 기득권이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혀 합리적이고 정당한 의료계 주장이 좌초돼서는 안된다"라며 "반복되는 패배에 길들여져서는 안된다. 반드시 이기는 투쟁을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더욱 강하고 견고해질 것"이라며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도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보장받기 전까지는 절대 물러나선 안된다"라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논의되지도 않은 졸속 정책임을 시인하고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계 주요 리더들도 연대사를 통해 정부 정책 반대 주장을 펼쳤다.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을 대표하는 전라북도의사회 백진현 회장도 "정부는 기존 발표를 전면 백지화하고 진정성 있게 의학교육계와 의사 종주단체인 의협과 협의를 해야 한다"라며 "의학 교육의 긴 세월에 1년이 늦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다. 잘못된 정책 결정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은 "8.14 여의도 투쟁은 우리의 미래인 전공의, 전임의, 젊은의사의 미래를 여는 투쟁이고 국민 건강을 지켜내는 투쟁"이라며 "반드시 이기는 투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긴 연대사 대신 '독주하는 보건당국 의료계는 망가진다, 포퓰리즘 4대악법 지금 즉시 철회하라, 모든의사 함께해 국민건강 지켜내자'라는 구호를 크게 외쳤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 역시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긴장을 늦추지 말고 국민 보호를 위해 힘써야 하는 정부가 갑자기 의사증원을 밀어붙여 의사를 길거리에 내몰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의사 증원에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는 병원계에도 일침했다.
김 회장은 "의사를 늘리면 의사가 넘쳐나 저임금으로 쉽게 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며 "저수가를 정상 수가로 만들자고 정부에 먼저 항의해야 한다. 봉직의를 계약직이 아닌 정년보장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쉬운 길 놔두고 10년 후 의사증원 바람을 왜 잡나"라며 "제발 후배들 앞길에 재뿌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에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업무를 중단하고 거리로 나온 젊은 의사들도 정부에 호소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은 "논리적 반박이 아닌 저열한 프레임을 씌워 언론플레이를 하며 우리를 공격하려는 정부를 보며 더욱 뭉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교과서 사는데 10원 한푼 보태준 적 없는 정부가 의사를 보고 공공재라 부른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파업을 하면서도 병원에 남아 묵묵히 환자를 지키는 사람은 선배의사들인데 정부는 대체인력을 준비했다고 투입했다고 한다"라며 "대한민국 의료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정부를 향해 ▲무분별한 의대증원,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를 전면 재논의하고 ▲모든 의료정책 수립에 전문가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며 ▲의사를 상대로 한 저열한 언론플레이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의대생은 당정이 의사 증원 정책에 대한 재논의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다면 무기한 수업실습 거부와 동맹휴학을 넘어 국시거부도 불사하겠다는 파격 선언을 했다. 단체행동의 파급력을 증폭하고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조승현 회장은 "국시거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전체 응시자의 50%에 육박한 인원이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라며 "학생까지 거리로 밀려나오게 됐다. 단체행동 파급력을 증폭하고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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